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내년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의 상단으로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2,350선을 제시했다. 가장 낮게는 코스피가 1,800선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탈출에 대한 증권업계의 전망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예상 범위를 제시한 국내 9개 증권사의 평균 상단은 2,253선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사상 최고치(2,231.47·2011년 4월27일)를 100포인트 이상 웃도는 예상치를 매겼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년 동안 지속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시대가 종료되고 정부 지출과 기업 투자 확대 시대가 내년에 열리게 될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의 시대가 끝나고 주식으로 돈이 옮겨갈 수밖에 없는데 선진국 시장에서는 미국 외에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한국 등 신흥국 증시로 상당한 자금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2,260)과 메리츠종금·동부증권(2,250) 역시 코스피 역대 최고치보다는 높은 수준의 내년 전망을 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코스피 예상치의 하단을 증권업계에서 가장 낮은 1,860으로 잡는 등 비교적 보수적인 분석을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프랑스와 독일이 내년에 선거를 치르고 중국은 2기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이 재정 확대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내년 코스피 예상 하단을 1,900선 미만으로 잡았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4분기(1~3월)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은 내년에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을 107조원으로 예상했고 신영증권은 103조원을 제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100조원 이상을 전망했고 신한금융투자도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전제로 최대 순이익 달성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