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하만 기술력 결합해 완벽한 자율주행차 내놓을 것"

지난 14일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합병(M&A) 계약을 맺으며 전세계 정보기술(IT)·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래킨 삼성전자와 미국 하만인더스트리 경영진이 인수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들 경영진은 “삼성전자의 부품·통신망 기술과 하만이 쌓은 고객망, 커넥티드카 역량을 융합해 완벽한 자율주행차 솔루션을 내놓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1일 방한한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서로의 시너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팔리월 CEO는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부사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하만의 M&A 후 비전을 상세히 설명했다. 팔리왈 CEO는 “하만이 70년의 역사를 거치며 구축해놓은 전세계 완성차들과의 거래망에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수위권을 달리는 센서·디스플레이·IT 기술과 5세대(5G) 통신 기술을 결합하면 자율·반(半)자율 주행차에 대한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가장 흥분되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라고 말했다. 다만 팔리월 CEO나 손 사장은 모두 “삼성전자가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손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현대·기아차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BMW·제너럴모터스(GM)·도요타·포드 등 전세계 주요 완성차는 거의 빠짐없이 고객사로 두고 있는 하만을 인수해 단숨에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사업에서 1등급(티어1) 업체로 뛰어오른다는 목표다. 2016회계연도(2015년 7월1일~2016년 6월30일)에 매출액 69억달러, 세전·이자지급전이익 8억3,600만달러를 기록한 하만은 전세계 커넥티드카 시장의 24%와 카오디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앞으로 10년 후면 스마트카 시장이 스마트폰을 추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하만의 고객망을 이용해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카 부품을 더욱 수월하게 팔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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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하만이 오디오 시장에서 쌓아올린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를 스마트카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전과 기업간거래(B2B) 사업 경쟁력 향상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하만은 보유한 오디오 브랜드 가운데 3개(JBL·AKG·렉시콘)가 권위있는 미국 그래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음향 기술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만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슈퍼볼 같은 권위있는 행사마다 음향 효과를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디스플레이·IT 기술과 하만의 음향 기술을 합쳐 음향·영상장비(AV) 분야에서 점유율을 키우면서 스마트폰의 경쟁력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만이 보유한 오디오 브랜드를 스피커로 탑재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오는 2018년께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오후 이 부회장은 팔리월 CEO와 인수 후 첫 상견례를 가진 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전장 사업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나누었다고 삼성전자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하만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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