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부산항, 한진해운 물량 증발·해외 해운사 이익 현실로

9월 4.7% 이어 10월도 6.4% 감소

한진해운 환적화물 절반으로 축소

머스크·MSC 환적 20% 넘게 늘어

부산신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박 전경 사진. /서울경제DB부산신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박 전경 사진. /서울경제DB


국내 최대 해운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국내 환적 물량의 97%를 담당하는 부산항의 환적 물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줄어든 환적 물량 대부분은 해외 경쟁 항만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부산항만공사 물류 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환적화물(20피트 컨테이너 기준)은 81만6,71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 줄었다. 지난 9월 환적 화물량이 4.7% 줄어든 데 이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부산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822만9,495개의 환적화물을 처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46만3,349개)보다 2.76% 감소한 성적이다.


부산항 환적화물 감소에 대해 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진해운이 모항으로 이용하던 부산 신항 한진터미널의 지난달 물동량은 9만3,661개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20만6,410개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실적이다. 한진터미널의 지난달 환적화물도 지난해 10만9,542개의 절반 이하인 4만9,690개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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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현대상선도 한진해운 퇴출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이 주로 이용하는 신항 4부두의 지난달 물동량도 전년 동월 20만5,093개보다 0.82% 감소한 20만3,414개다. 현대상선의 전체 수출입 물량은 10만2,250개로 전년 동월 대비 11.61% 늘었지만, 환적화물은 10만1,164개로 같은 기간 10.85% 감소했다.

또 부산항을 빠져나간 한진해운 환적 화물 상당량이 제3국 항만을 통해 환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교역량도 줄고 자연스레 세계 주요 항만의 화물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항만들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물량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항의 경우 환적 화물 하역료를 50% 감면하고 구항과 신항 간 컨테이너를 옮길 때 드는 셔틀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일본 한신항도 환적 화물 1TEU당 7,500엔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1·2위 해운사인 머스크·MSC는 국내 수출입과 환적화물 처리량이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얻었다. 양사가 주로 이용하는 부산 신항 2부두의 지난달 컨테이너 처리량은 42만236개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2% 증가했다. 수출입 화물은 15만4,229개로 34.66%, 환적화물은 26만6,006개로 13.15% 각각 늘어났다. 이는 한진해운과 거래하던 국내외 화주들이 법정관리 등 경영상 위험이 거의 없는 글로벌 최대 선사들인 머스크와 MSC에 화물을 옮긴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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