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매출액이 10년래 최대폭 감소했다. 저유가로 제품 판매 단가 자체가 내려간 데다 전세계 저성장으로 상품이 잘 팔리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업활동조사(잠정)’에 따르면 1만 2,460개의 조사 대상 기업 매출액은 2,159조원으로 2014년보다 3.2% 감소했다. 감소율은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크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당시에도 매출액은 증가했다. 현재 기업 업황이 금융위기 때보다 좋지 않다는 뜻이다. 기업 매출액 감소는 2014년(-1.1%)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조사는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법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강유경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제품 판매 단가 자체가 내려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4년 말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3.6달러에서 지난해 말 32.2달러로 39.9%나 감소했다. 그러나 전세계 수요부족으로 제품 판매량 자체가 타격을 입는 등 전반적인 업황이 안 좋아진 것도 기업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진단이다.
기업의 순이익은 급증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09조원으로 16% 증가했다. 유가 하락으로 제품 생산 비용 자체가 줄었고 기업의 투자, 고용이 움츠러든 것도 한 몫을 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제환경에 기업들이 ‘축소 경영’을 했고 결국 기업들이 손에 남는 돈은 증가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인 연구개발은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구개발비는 39조 2,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0.1% 줄었다. 영업환경이 나빠지다 보니 당장 돈이 안되는 연구개발비부터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 문제는 안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의 중장기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요인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