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인터뷰①] '더 케이투' 조성하, 검찰청을 마치 제 집 안방인양...장세준은 용기있는 남자인가?

올해 초 조성하는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을 통해서 스스로를 ‘생계형 경찰’이라 부르는 형사 역을 연기했다. 늘 현실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 그가 몇 달 뒤 권력과 손잡은 철저한 악인으로 변신했다. 진중하던 눈빛은 날카롭게 바뀌었고, 가족이 삶을 지탱하던 힘이던 사람이 어느새 권력을 위해 자식까지 내팽개쳤다.

배우 조성하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배우 조성하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조성하는 ‘더 케이투(THE K2)’에서 무소속 대권후보 장세준을 연기했다. 야망 때문에 딸 고안나(윤아 분)와 연인 엄혜린(손태영 분)을 외면했고, 아내 최유진(송윤아)을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용한 인물이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에게 ‘역시 조성하’라는 믿음을 주었음에도, 조성하는 ‘더 케이투(THE K2)’를 무사히 마쳤다는 후련함과 함께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얼떨결에 3개월이 지나간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조성하는 “처음의 드라마 구조가 마지막까지 깊이 있게 이어지기를 바랐지만 중간에 그 힘이 다소 약해질 때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에게 가장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은 장세준과 안나의 관계였다. 바르셀로나의 수도원에서 맨발로 도망쳐 나올만큼 안나라는 인물에게 힘과 원동력이 되어준 그 ‘어떤 것’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 조성하는 “한국에 와서 안나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책임지다 보니 안나 엄마에 대한 부분이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최유진과 장세준이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을 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던져준 결말에 그치지만 장세준에게는 또 다른 의미였다. 조성하는 “장세준은 결국 자신의 목표였던 딸도 구했고, 오랜 세월 오해와 증오의 대상이었던 최유진과 화해를 한다”고 설명하며 “최유진과 함께 죽음의 길을 선택하면서 용기 있는 남자로서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우 조성하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배우 조성하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조성하의 말처럼 장세준은 마지막이 돼서야 딸에 대한 진심을 드러낸다. 그것이 죽음을 앞둔 아버지로서의 마지막 배려이자, 자신의 지난 잘못을 속죄할 수 있는 길이었다. 하지만 정작 안나 앞에서는 마지막까지 그 감정을 겉으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상황에서 장세준은 딸 앞에서 마음 놓고 울 수도 없다. 안나에게 앞으로 살아갈 또 다른 희망이나 힘을 부여해 줘야하니까”라고 설명한 조성하는 “마지막까지 딸을 진실로 대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양심선언 할 용기조차 없는 비겁한 장세준으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최선이었을거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조성하는 가장 방대한 양의 대사를 소화해야했던 ‘청춘콘서트’ 신을 꼽았다. A4 용지로 열 장도 넘는 분량이니만큼, 스태프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신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꼼짝없이 집에도 못가는 상황이 될 수 있었기 때문. 조성하는 “특별한 재미가 있는 장면도 아니고 계속 연설을 하는 장면이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최대한 빨리 끝내줘야겠다’ 그런 생각들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스태프들에게 계란을 던지는 위치까지 정해줬는데 다행히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으면서 마무리했던 만족스러운 장면이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장세준하면 검찰청에서 검사와 독대하는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검찰청을 마치 제 집 안방인양 행동하는 장세준의 모습이 2016년, 현 시대와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부패한 정치인의 이면을 꼬집는 훌륭한 풍자가 되었기 때문. “원래는 테이블을 놓고 마주 앉아서 검사와 바둑을 두는 장면이데, 그렇게 해서는 밋밋하고 재미없을 것 같았다”고 설명한 조성하는 “현장에서 바둑판 다리를 붙였다. 이후 양말을 벗고 책상에 올라가서 내 집처럼 바둑을 두는 그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사에게 하는 말도 애드리브였다. 적반하장으로 그곳에서 자기가 주인행세를 한다”며 “검찰청이라는 신성시되고 준엄한 기관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존재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봤다.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슬프게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장면으로 남았다. 찍고 나서 감독님과 만족했던 신이다”고 장면에 대한 비화를 전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이하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