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民資’ 수서SRT가 가져온 철도서비스의 혁신

국내 첫 민자 고속철도인 수서발 SRT가 다음달 9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간다. 출범 초기 민영화 논란에 휩싸였던 수서 SRT는 수서에서 지제(평택)까지 전용철로로 운행하고 나머지 구간은 KTX와 같은 고속철로를 이용해 부산과 목포까지 운행하게 된다. 국내에도 117년 만에 코레일의 독점체제가 깨지고 본격적인 철도경쟁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눈여겨볼 것은 SRT의 등장이 벌써 국내 철도시장에 서비스·요금 인하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SRT는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에 비해 부산은 6분, 목포는 14분 정도 시간이 단축되고 요금도 10% 정도 저렴하다고 한다. 승무원 호출 등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간을 넓히느라 승객들의 의자 두께까지 얇게 만들었을 정도다. 이에 맞서 KTX는 3년 만에 마일리지 제도를 부활하고 인터넷 가격 할인폭도 최대 30%까지 확대했다. 여기다 버스업계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처음 투입해 보다 싼 가격을 무기로 철도와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마디로 국내 교통분야 전반에서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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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변화야말로 혁신과 경쟁을 이끌어내는 ‘메기 효과’가 아닐 수 없다. 두 기관이 엇비슷한 노선에서 맞붙는 바람에 이용요금이 앞다퉈 떨어지고 고객 서비스는 한층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로서는 가만히 앉아서 질 높은 서비스를 받고 선택폭이 넓어지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SRT 등장은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인터넷전문은행도 그렇거니와 기득권의 두터운 진입장벽에 막혀 신산업이 좌절되고 소비자들만 피해를 당하는 분야가 수두룩하다. 진정한 시장경쟁을 통해 사회 활력을 되찾는 것은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다. 두 기관이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는 데 힘써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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