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연령대에서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꼽히는 40대 가장의 가구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있는 일.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가 ‘국가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 가구주 가구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통계청의 ‘3분기(7∼9월)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49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5만21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4.7%)와 50대(1.3%)의 소득은 각각 소폭 늘어났다.
40대 가구주 가구의 소득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증가하며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2009년에도 40대 가구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소득이 증가하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소득증가율이 1.6%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분기(4∼6월)에는 0.2%로 추락했고 3분기에는 마침내 하락하고 말았다.
40대 가구의 소득 감소는 사업소득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게 직격탄이 된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동향은 전국 8700가구 표본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하며 이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자 등) 등을 합산해 평균을 내고 있다. 전체 소득에서 근로소득이 차지는 비중은 69.1%로 가장 높고 사업소득(20.0%)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가구의 사업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2000원(5.9%) 줄어든 월 97만8000원에 불구했다. 40대 가운데 자영업 등에 나선 이들이 경기 침체의 여파를 강하게 받아 소득이 줄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저금리 여파로 이자 등으로 벌어들인 재산소득도 월 5759원에 불과했던 것. 근로소득이 2.9% 늘어났지만, 과거 5∼10% 안팎의 증가율을 나타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40대 가구의 소득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에 대해 한국경제에 이상신호가 켜진 것이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보통 20, 30대는 사회생활 기간이 짧아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0대 이상은 퇴직이 시작되기 때문에 소득 변화가 클 수 있다. 이에 반해 40대는 일생에서 소득수준도 가장 높고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게다가 40대는 미성년 자녀들을 양육하거나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세대의 삶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가처분 소득을 크게 줄여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40대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안정적인 소비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장기적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당국이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통계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