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저유가 등으로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건설 업계에서는 올해 말 ‘해외건설발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현재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은 223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올 1~11월 수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406억3,000만달러보다 43%나 줄었다. 수주액뿐만 아니라 수주 건수, 진출 국가, 진출 업체도 모두 줄었다. 유일하게 늘어난 것은 시공 건수(3%)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52조원 잭팟 기대됐던 이란 고작 68만달러=지역별로 보면 중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방문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이란의 ‘52조원 잭팟’ 역시 기약 없다. 현재까지 이란에서 확인된 것은 우리 정부·공기업의 단순 용역 2건, 총 68만달러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10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던 지난해(175억1,000만달러)보다 42.3% 감소했다. 중동 지역도 비슷한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동 지역의 경우 91억7,200만달러를 기록해 11.5% 줄어든 지난해(146억4,700만달러)보다 다시 37.4%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가장 비중이 높은 산업설비 부문에서 전년 대비 55.4% 급감한 106억9,900만달러로 절반 넘게 실적이 줄어들었다. 유일하게 전기 부문만 11억9,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4.2% 늘어났다.
◇해외 건설발 구조조정 잇달아=이 같은 해외 수주 감소는 해외 건설 부문을 포함한 주요 건설사의 인력·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건설은 불과 5~6년 전만 해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분야다. 아울러 내년 해외 건설 시장 전망 역시 좋지 않은 점도 작용하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 비(非)중동은 제안형 입찰 지연으로 수주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미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인력을 줄이고 국내 사업부를 강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은 건설사들도 올해 말 해외 건설 부진을 감안해 인사 및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지역2실장은 “해외 건설의 경우 내년 전망도 썩 밝지 않다”며 “재정이 빡빡해 민자 유치 사업을 선호하는 각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현지 정부나 우리 정부·공기업과 매칭한 다양한 형태의 인프라·플랜트 개발사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