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시민 반응은]"시간벌기용 핑계일 뿐...죄 회피하는 모습에 경악"

"즉각 퇴진해도 모자랄 판에

억울하다는 식 궤변만" 비판

"특검 수사 약속도 안지켰는데

이번 담화도 못믿어" 불신 팽배

보수단체는 "국회 상황 지켜봐야"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 보고 있다./이호재기자.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 보고 있다./이호재기자.


25일 만에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싸늘함과 냉담함으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한 달째 광화문을 달구고 있는 하야 촛불과 탄핵 함성에 눈과 귀를 닫은 듯 ‘나는 잘못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혼돈의 공을 국회에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혹시나’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이번에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뻔뻔함이 도를 넘었다’ 등의 거친 반응을 쏟아냈다.

탄핵 위기에 몰린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를 한 29일 오후 국민들은 ‘꼼수’ ‘잔머리’ ‘핑계’ ‘시간벌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다시 한번 분노를 거세게 드러냈다. 이날 대통령 담화는 지난 4일 이후 25일 만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하야 촛불이 켜진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임기 단축 등 국회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에 사는 이성식(37)씨는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뻔뻔함에 놀랐다”며 “사실로 드러난 것들이 엄청난데도 주변 관리만 못했다며 죄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윤성규(52)씨는 “결국 본인 잘못은 없다는 발뺌 아니냐”며 “잘못 인정은커녕 정치권으로 공을 넘겨 분쟁을 일으키고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수능을 치른 이상현(19)군은 “몇 주째 국민들은 대통령 즉각 퇴진을 얘기하고 있는데 결국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정주부 구선심(40)씨는 “지난번 검찰과 특검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는데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말은 어떻게 믿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와 광주, 부산 등 지방에서도 담화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부산에 사는 강민국(27)씨는 “대통령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는 것 같다”며 “국회가 합의를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우주정(62)씨는 “탄핵 등이 절차적으로는 맞을 수 있으나 대통령이 국정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만큼 더 이상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에 사는 조모(42)씨는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하야를 못하겠다는 속셈으로 결국에는 탄핵을 하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끝까지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속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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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는 ‘궤변이자 시간을 벌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은 대통령이 국민과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도 “또다시 자신은 억울하다는 식의 궤변만 일삼았다”고 평가절하했다. 네티즌들은 ‘꼼수’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사퇴인 듯, 사퇴 같은, 사퇴 아닌 꼼수”라고 꼬집었고 “천만 시위가 답이다. 모입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또 다른 이는 “정치권이 사분오열돼 있는데 나라를 더 구렁텅이로 몰아가겠다는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국민 수준을 우습게 본다. 국회 싸움 붙여놓고 시간 벌려는 속셈”이라거나 “잔머리 굴리고 핑계만 대는 꼼수”라는 반응도 상당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임기 단축을 포함해 모든 결정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으니 입법부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법치에 따라 적절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전국종합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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