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닛폰햄 파이터스)가 만장일치에 1표 모자란 몰표를 얻으며 일본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오타니는 28일 ‘일본프로야구 어워즈 2016’에서 1위 표 253장으로 총점 1,268점을 기록, 팀 동료 브랜던 레어드(298점)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퍼시픽리그 MVP로 선정됐다. 데뷔 4년 만이다. 오타니는 유효표 254장 가운데 253장을 쓸어담았다. 이번 시즌 오타니는 투수로 21경기 140이닝을 소화하며 10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고 타자로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2(323타수 104안타) 22홈런 67타점 65득점을 올렸다. 타자로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우승하고 투수로는 일본프로야구 비공인 최고 구속인 시속 165㎞를 찍는 등 오타니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난 한 해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투타를 겸한 탓에 규정 타석·이닝을 모두 채우지 못했지만 오타니는 팀을 10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규정 타석·이닝에 모자라는데도 MVP를 수상한 것은 지난 2011년 아사오 다쿠야(주니치 드래곤스·투수) 이후 처음이다. 오타니는 “내년에는 투구 이닝을 늘려 상이라면 모두 갖고 싶다”는 말로 최고투수상인 사와무라상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내년에는 3월 WBC도 있다. 오타니가 이끌 일본 대표팀은 도쿄돔에서 펼쳐질 2라운드에서 한국과 맞대결이 확실시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끝난 또 다른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우승했는데 선발투수 오타니에게는 2경기 13이닝 무득점에 21삼진으로 속수무책이었다. WBC 한일전은 지난해 호투에도 팀 패배 탓에 웃지 못했던 오타니나 에이스 공략에 실패한 한국이나 설욕을 벼르는 무대다. 특히 4회째인 내년 대회를 끝으로 WBC가 폐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더욱 승리욕을 불태울 만하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9일 4회 대회에서마저 수익성이 살아나지 않으면 2017년 WBC가 마지막일 수 있다고 WBC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BC는 결승 등 주요 경기가 미국에서 열리지만 정작 미국팬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스타 선수일수록 출전을 꺼리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