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주회사 전환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직결된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면 이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현물출자 등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13.3%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인적 분할 시 의결권이 살아나는 자사주를 통해 지주회사가 사업회사 지분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카드를 공식화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초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주 제안을 통해 요청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 화답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