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조 넘는 자금 빌려...수협銀, 중앙회서 독립

수협법 개정따라 조직 개편

공적자금 2028년까지 상환

연 최대 900억 이상 갚아야

12월1일 개정된 수협법이 시행되면서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서 완전 독립한다. 하지만 수협은행은 독립하며 지원받은 1조1,500억여원의 공적자금을 오는 2028년까지 상환해야 해 수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30일 지난 5월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수산업협동조합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라 수협은행을 분리하는 등의 조직개편에 나선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독립금융기관인 수협은행의 신설이다. 사실 수협은행 독립은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국제결제은행(BIS)의 건전성 규제(바젤Ⅲ)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바젤Ⅲ에 따라 금융사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을 8%, 보통주 자본비율을 4.5%, 기본 자본비율을 6% 이상 각각 유지해야 한다. 수협중앙회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생긴 신용사업 부문의 부실로 2001년 예금보험공사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았는데 바젤Ⅲ는 상환의무가 있는 공적자금은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한다. 바젤Ⅲ를 적용하면 수협중앙회의 자기자본비율은 8%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부실금융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는 수협의 조합원 출자 기여도와 공적자금 투입 등 공적 기능을 감안해 바젤Ⅲ 적용을 올해 11월 말까지 3년 연기해줬다. 당장 12월부터 바젤Ⅲ가 적용되기 때문에 신용사업 부문인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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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협은행이 독립하면서 자본금으로 1조7,000억원가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 자금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수협중앙회에 투입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이 출자전환됐고 나머지 5,500억원은 정부가 채권이자를 내주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정부가 5년간 내주는 이자만도 700억원에 달한다. 수협중앙회가 조합 출자금과 임직원 급여 출자, 자체 채권 조달을 통해 마련하는 자금은 전체의 17% 수준인 3,5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예보의 출자금은 2028년까지 갚아야 한다. 수협은행은 12년간 매년 최대 900억원 이상 갚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수협은행의 순이익이 약 78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수익을 더 개선하지 않고는 달성하기 힘든 숙제다. 정부가 내주는 채권이자도 5년 이후에는 끊기기 때문에 연 최대 1,600억원 이상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수협은행은 △신사업 발굴 △자산 증대 △해양수산금융 확대 △영업구조 개선 △생산적 조직문화 확산 등 5대 경영목표를 세우고 순이익을 내년 1,300억원, 2019년 1,500억원, 2021년 1,700억원 수준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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