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현기환(57·사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전에 자해를 해 병원에 실려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30일 엘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 등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이날 오후6시30분께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흉기로 손목을 긋는 등 자해를 하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수석이 욕실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수행비서가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발견해 호텔 프런트에 신고했다. 이에 호텔 소속 간호사가 급히 객실로 올라가 지혈 등 응급조처를 했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 전 수석은 자해 직후 지인에게 전화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저녁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현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2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하고 엘시티 비리에 개입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현 전 수석이 이 회장 등으로부터 뭉칫돈을 받고 골프나 유흥주점 향응을 받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