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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사회의 '사이다'…힘 있는 자 풍자는 계속"

[팝컬쳐]1년4개월 만에 부활한 SBS '웃찾사' LTE뉴스팀

오랜만에 코너 부활해 기쁘지만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 더해

시의성 중요해 대본 짜기 쉽잖아

신문·뉴스 등 다양한 매체 챙기며

녹화 전까지 매일 만나 회의 진행

힘들지만 시청자 공감에 즐거워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김일희, 강성범, 임준혁/권욱기자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김일희, 강성범, 임준혁/권욱기자


“첫눈을 가지고 정치 얘기에 연관시키려 하다 보면 어색할 수 있어” “일반적인 주제로 가볍게 얘기하다가 정치 얘기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

28일 저녁 6시 SBS 등촌동 공개홀 희극인실에서는 대본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 지난해 6월 폐지된 이후 1년4개월여만에 다시 부활한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의 한 코너인 LTE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개그맨 강성범, 임준혁, 김일희였다.


목요일 녹화 전까지 사실상 매일 만나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이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서로 가져온 아이디어를 한가득 풀어 놓으며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받고 있었다.

첫 방송(24일)에서 “얼마 전 슈퍼문이 떴는데 소원들 비셨습니까(강성범), 촛불 보고 빌었어(김일희). 수능 시험을 앞두고 눈치작전이 예상되는데, 가장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되는 대학은(강성범), 청와대(김일희), 사람들이 순살에 열광하는 이유는 씹기 좋아서(임준혁)” 등 사이다 같은 시원한 멘트를 날리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LTE뉴스 3인방을 만났다.

오랜만에 부활한 코너임에도 이들의 대답에는 새로운 코너를 다시 한다는 기쁨보다는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럴 때만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프다. 알 게 모르게 벽이 있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강성범). “정권이 많이 흔들리면서 다시 풍자 개그가 살아나고 있고, 뉴스 보면서 느꼈던 답답함 풀 수 있는 코너가 다시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김일희).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김일희, 강성범, 임준혁/권욱기자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김일희, 강성범, 임준혁/권욱기자



어떤 식으로 코너를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면서 그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시사 코미디 코너들이 다수 생겨나는 등 풍자 개그를 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으나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이 워낙 강하다 보니 대본을 짜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강성범은 “강한 건 코너에 하나만 넣고 반대 의견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우리만의 방침이 있다. 어려워도 직접 비판하기 보다는 은유적으로 고급스럽게 대본을 짜려고 한다”며 “다들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으니,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풍자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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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코미디는 시의성이 중요한 만큼,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본을 짜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런 이유로 LTE뉴스팀은 녹화가 끝나고 나면 다음 녹화 때까지 신문, 뉴스 등 다양한 매체를 놓치지 않고 챙긴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성범은 “예전에는 어떻게 설명해야 시청자들과 방청객들이 우리의 개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지금은 시작 멘트만 꺼내도 다들 이해한다”며 “요즘이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풍자에 대한 확고한 소신도 들을 수 있었다. 강성범은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다”며 “풍자는 힘 있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이 바뀌어도 힘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풍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대본 회의를 하고 있다./권욱기자SBS ‘웃찾사’ LTE뉴스팀이 대본 회의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현 시국에 대해 개그맨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도 피력했다. 강성범은 “제가 생각하는 사회의 정의는 단순하다”며 “부역자들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뿌리박혀야 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철퇴가 가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권욱기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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