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일파 조선 왕족 후손 300억대 땅 국고 환수 시도 무산

대법, 2011년 국가 환수 ‘부당’ 판정에 대한 법무부 재심 청구 각하

친일파 후손이 보유한 땅을 국고로 환수하지 못하도록 한 판결을 다시 심판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이 정식 심리를 받지 못하고 무산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일 친일 행위자 조선 왕족 이해승(1890∼1958)의 손자 이우영(77)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의 땅을 국고로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2010년 판결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법무부가 낸 재심청구를 각하했다. 소송 요건이 맞지 않아 심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법무부의 재심 제기 가능 기간(재심 사유 발생으로부터 30일)이 이미 지나 심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가 ‘특별법 개정’을 재심 사유로 들었지만 이는 확정판결에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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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2007년 이해승을 특별법이 규정한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로 보고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했다. 같은 해 11월 손자 이 회장 상속 재산의 일부인 서울, 경기, 충북 등지의 땅 192필지를 국가에 귀속하기로 했다. 당시 시가로도 320억원에 이르는 토지였다. 하지만 국고 환수 소송에서 대법원은 “이해승의 작위는 한일합병의 공이 아닌 왕족이어서 받은 것”이라는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후 국회는 2011년 특별법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 라는 부분을 삭제했고 법무부는 2015년 법 개정을 이유로 재심을 냈다.

현재 법무부는 이 회장이 상속 재산 일부를 팔아 얻은 220억원을 반환하기 위해 별도의 민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이 사건과 별도로 이 회장이 정부를 상대로 조부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한 조치와 자신이 물려받은 다른 땅을 친일재산으로 분류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모두 이 회장 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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