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 첫 고졸 출신 부회장이 탄생했다. 국내 10대그룹 전체를 뒤져봐도 최초인 고졸 부회장이다. 바로 조성진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부회장) 이야기다.
㈜LG와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LG 주요 계열사는 1일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부회장 승진은 조 부회장이 유일했으며 송대현 LG전자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생활가전·에어컨(H&A)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났다. 송치호 LG상사 대표(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 최고생산책임자(CPO)인 정철동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맡게 된다. LG생명과학 등은 2일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에서는 승진자가 없었다. 하지만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부회장)의 역할이 확대돼 신사업과 전자·화학·정보통신 분야의 주력사업을 챙기게 됐다. 구 회장은 경영진 인사와 핵심 의사결정을 책임진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는 전무 승진과 동시에 LG화학으로 옮길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했지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들도 대부분 유임됐다.
LG 안팎에서는 올해 인사에 대해 구 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이 유지되면서도 안정을 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 부회장의 위상이 확대되면서 구본무-구광모 시대의 간격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LG는 경영권의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왔는데 아직 구 상무가 30대인 만큼 올해 72세인 구 회장을 바로 잇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