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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아니니 아직 안심? 혈당 조금만 높아도 동맥경화 '빨간불'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분석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 비중 더 높아

당뇨 전단계 한국인, 서양인보다 위험

혈당이 높아질수록 동맥경화의 주범인 저밀도콜레스테롤(sdLDL)의 비중과 혈중 농도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한국인 1,255명의 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지방단백질(LDL) 중 sdLDL의 비중을 비교 분석했더니 정상 혈당군(200명)에서 평균 16%, 당뇨병 전 단계군(443명)에서 19.5%, 당뇨병 환자군(612명)에서 21.5%로 높아졌다.

이런 비례관계는 100명 중 95명꼴로 나타났다. LDL 중 sdLDL의 비중, 즉 혈중 sdLDL의 농도도 당뇨병 합병증과 직결되는 인슐린 저항성과 비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다량의 인슐린을 주사해도 혈당 조절이 잘 안 될 수 있다. 복부비만, 운동 부족, 열량 과잉섭취 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임 교수는 “혈당이 정상인보다 조금만 높아도 동맥경화의 주범인 작고 단단한 sdLDL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당뇨병 전 단계군과 환자는 혈중 LDL 수치가 정상이라도 안심하면 안 되고 주치의와 상의해 sdLDL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정밀검사(전기영동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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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서양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중 LDL이 100~130㎎/㎗을 넘으면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치료를 시작하는데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 당뇨병 환자 등은 기준치를 넘지 않더라도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임 교수팀은 전기영동법을 활용해 LDL을 크기·밀도에 따라 부피가 커 혈액과 함께 떠다니는lbLDL(large buoyant LDL)과 sdLDL로 구분했다. lbLDL은 동맥경화와의 연관성이 떨어진다. 반면 작고 단단해 혈액 속에 가라앉으며 혈관 내벽을 뚫고 들어가는 성질을 가진 sdLDL은 끈적끈적한 상태로 서로 잘 뭉치고 부풀어 올라 염증 반응→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을 일으킨다. 과도한 스트레스, 과식, 갑작스러운 운동, 추운 날씨 등으로 혈압이 확 올라가면 화산처럼 폭발해 심장·뇌혈관을 막아 심근경색·뇌출혈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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