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분기 성장 고작 0.6%...年 2.7% 전망치 달성 '적신호'

건설투자 둔화 등 직격탄

10월 속보치보다 0.1%P↓

국민소득 2분기째 뒷걸음

최순실 사태 등 악재 산적

4분기 경제지표도 먹구름



올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진 0.6%를 기록했다. 더욱이 국민소득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뒷걸음질했다. 대내외 악재에 4·4분기 경기지표마저 어두운 상황이라 한국은행의 올해 전망치인 2.7%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형편이다.

한은이 2일 발표한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올 3·4분기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6% 늘어난 377조6,445억원에 그쳤다. 이로써 우리 경제는 지난해 4·4분기(0.7%) 이후 4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6%로 2·4분기(3.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건설투자의 성장률이 둔화했다. 3·4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5% 증가해 속보치(3.9%)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도 0.6%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으로 수출 증가율도 0.8%에서 0.6%로 내려앉았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0.6%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폭이 커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건설기성의 경우 이전까지 20%대 성장세를 보이다 9월 들어 1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며 “수출에서도 9월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면서 수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커지지 못하고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조업 성장세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3·4분기 제조업 GDP는 105조2,558억원으로 전기 대비 0.9% 역성장했다. 2009년 1·4분기(-2.5%)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삼성전자 갤노트7 단종과 자동차 업계의 파업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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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3·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반도체·화학제품 등 수출품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교역조건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의 심리가 얼어붙은 4·4분기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09년 4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노트7 단종의 후폭풍도 10월부터 본격화했다. 여기에 ‘트럼프 탠트럼(Trump Tantrum)’으로 시장 금리마저 급등해 기업의 투자여건도 나빠졌다. 성장을 이끄는 소비·수출·투자 모두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은이 예측한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7%)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4분기 0.7% 성장을 했더라면 4·4분기 ‘제로(0)’ 성장만 해도 2.7%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률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4·4분기 대내외 악재를 뚫고 0.2% 성장을 해야 한은 전망치 달성이 가능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투자가 여전히 성장세를 받치고 있어 2.7% 달성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악재로 경제주체 심리가 꺾여 있는 만큼 (2.7% 성장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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