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0월까지 30억6,000만갑의 담배가 팔렸습니다. 판매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27억4,000만갑)보다는 11.7% 증가했지만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36억1,000만갑)보다는 15.2% 줄어들었습니다. 오는 12월 23일 담배갑 경고그림이 도입되면 금연정책효과는 더욱 확실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지난 10월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에 임명된 조규홍 차관보는 11월 30일 재정관리관이 된 뒤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식 통계를 산출한 1998년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이 지난 해 최초로 30%대로 진입했다”며 가격 인상을 통한 금연정책의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차관보는 앞으로 담배갑 경고그림 게시 등 비가격 정책의 효과도 기대했다. 그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담배에도 흡연경고 그림을 부착할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비가격 금연 정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내년 12월부터는 당구장·스크린골프장 등 전국 5만6,000곳의 실내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사실 이들 공간은 흡연자들의 최후 보루처럼 여겨져 왔었다. 이제 정부가 앞으로 더 내놓을 수 있는 금연구역 지정을 통한 비가격 금연 정책 카드는 모든 실내 공간 금연 정도 밖에는 없다. 금역구역 지정 외에는 광고·마케팅 쪽에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가 이렇듯 지난 해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각종 가격·비가격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내년 이후에 어떤 정책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담배값이 인상된 이후의 연도별 추이를 통해 가늠해보면 내년 담배 판매량은 올해보다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해 총 33억3,000만갑의 담배가 판매됐고 올해는 12월까지 36억5,000만갑의 담배가 팔릴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셈법도 내년 담배 판매량이 조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겉으로는 금연정책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하지만 정부는 내년 담배 판매량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부담금운용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국민건강증진부담금(담배부담금)은 올해(2조9,099억원) 보다 5.4%(1,572억원) 증가한 3조671억원이다. 사실상 올해 대비 내년 5.4%의 담배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부담금은 담배가 판매되는 때가 아닌 출하되는 시점에 부과되기 때문에 부담금 총액이 몇 % 커지면 판매량이 꼭 그 % 만큼 늘어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출하량과 판매량은 결국 수렴되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il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