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떠나지 마"…트럼프 '1대1 압박' 이번엔 렉스노드

트위터에 "멕시코로 공장 이전

300명 전원 해고하려한다" 비판

경영진과도 직접 접촉 담판 예정

"정실 자본주의…비합리적 선례"

지지자도 각개격파 방식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중산층 일자리 붙잡기’를 위한 기업들과의 ‘1대1 담판’을 확대하고 나섰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수립보다는 개별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사업가적’ 접근 방식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시장경제 원칙을 무시한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산업 자재업체 렉스노드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고 노동자 300명 전원을 악랄하게 해고하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 전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1일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가 트럼프와의 협상 끝에 인디애나 공장의 멕시코 이전 계획을 공식 철회한 지 하루 만에 렉스노드를 다음 타깃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으로 렉스노드 경영진과 직접 접촉해 공장 이전 계획 철회를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노드 노동조합 측에 따르면 이 회사 경영진은 내년 중순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있는 베어링 공장을 멕시코 몬테레이로 이전하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다. 이 결정으로 인디애나주에서 사라질 일자리 수는 300여개로 추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자동차 기업 포드의 켄터키주 조립 라인과 캐리어의 인디애나 공장 이전 계획을 백지화시킬 때도 경영진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회유와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어는 공장 이전을 철회하는 대가로 10년간 700만달러에 달하는 세금 감면을 받고 인디애나주에 남기로 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포드도 “빌 포드 회장이 미국 내 투자에 헌신하기로 트럼프 당선인과 이야기를 했다”며 공장 이전 계획 취소를 발표했다. 포드 측은 계획을 바꾼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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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개별 기업에 대한 각개격파 식으로 일자리 붙잡기 성과를 올리려는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식이 납세자의 이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전체 경제정책의 틀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경보수의 아이콘으로 올 초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인 1월에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트럼프 당선인과 캐리어의 협상을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라고 비판하는 등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의 일자리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그는 이날 보수 인터넷 매체 ‘영컨서버티브’ 기고문을 통해 “정부가 독단적으로 개별 보조금을 줘 특정 사업체에 이익을 준다면 지속적이지 않고 불공평하며 비합리적인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이날 트위터로 “트럼프, 당신이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노동자들 편에 서려는 것인가, 기업들에 엄청난 세제 혜택을 주려는 것인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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