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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세운상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세월의 가치를 더하다’

‘SBS스페셜’ 세운상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세월의 가치를 더하다’‘SBS스페셜’ 세운상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역사…‘세월의 가치를 더하다’




4일 방송된 SBS ‘SBS스페셜’에서는 ‘세월의 가치를 더하다 - 세운상가’편이 전파를 탔다.


서울 도심 한복판, 복원된 청계천 주변에 홀로 시간이 멈춰있는 듯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건물 하나가 있다. 바로 세운상가.

1968년 서울시 종로구에 설립된 약 1km 길이의 세운상가는 ‘세계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라’ 는 뜻을 담은 대한민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70년대 판 타워팰리스라 불리던 이곳은 한국 전자 산업의 메카로 크게 호황을 누렸고 최고급 기술자들이 이곳으로 모여 들면서 탱크, 잠수함, 인공위성도 만들 수 있다는 풍문도 있었지만 1980년대 후반 용산전자상가가 완공되고 서울의 중심이 강남으로 옮겨가면서부터 점차 잊혀졌다.

현대차 그룹은 68년부터 73년까지 세운상가에 둥지를 트고 현대차 초기모델인 코티나와 포니를 탄생시켰고 정몽구 회장이 설립한 현대모비스도 77년 세운상가에서 현대정공이란 간판을 내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소프트웨어(SW) 업계 자존심으로 통하는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1989년 세운상가에서 유통을 시작해 지금도 국내에서 최대 점유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홈 네트워크 부분 1위 업체로 성장한 코맥스와 국내 최초 PC업체로 잘 알려진 TG삼보 또한 세운상가에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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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가득 찬 청춘들에게 세운상가는 마치 사막 속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외국의 대중음악을 듣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못한 젊은이들은 소위 ‘빽판’이라고 불리는 불법복제LP판을 통해 들었고 군부독재시절에는 이곳에 들러야만 금지된 곡을 들을 수 있었다. 세운상가는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아카이브와 같은 역할을 해낸 추억이 깃든 장소인 것이다.

한국 전자 산업의 메카였던 세운상가 일대는, 미로처럼 구불거리는 길 안에 지금도 수많은 점포들이 남아있다. 수십 년 경력의 기술 장인들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고 TV, 라디오와 전화기, 카세트와 비디오 등을 비롯해 단종 된 제품까지 이곳에서 수리되어 나가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저렴한 월세로 스타트업 기업을 시작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이곳을 찾는 창업자들과 기업, 젊은 작가들이 늘면서 세운상가는 하나의 메이커문화의 메카로 각광받고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던 세운상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세운상가의 탄생을 위해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고 장인들은 아직 녹슬지 않은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두 소매를 걷고 나섰다.

[사진=SBS 제공]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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