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개발업체인 스마일게이트가 태국 재계 1위 CP그룹과 손잡고 1,2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펀드를 결성한다. 펀드는 아시아 지역 내 게임·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투자할 예정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의 투자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태국의 CP그룹과 1,2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 펀드에 함께 출자하기로 협의했다. CP그룹이 약 7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P그룹은 태국의 ‘삼성그룹’이라고 불리는 태국 대표기업으로 식품·통신·미디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21년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주한 화교 사(謝)씨 가문이 세운 종자 가게에서 출발했다. 그룹의 연 매출액은 465억달러(약 55조3,536억원)에 달한다. 2015년 기준 태국 국내총생산(GDP)이 3,975억달러(약 473조1,840억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CP그룹이 태국 전체 GDP의 11.7%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문화 콘텐츠 분야로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해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CP그룹의 미디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와 CP그룹의 펀드 조성은 한류 등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CP그룹은 식품 사업이 중심이지만 최근 미디어 사업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초 CP그룹 산하 미디어회사 트루비전스는 CJ E&M과 콘텐츠 관련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합작법인은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등을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 측에 따르면 “아직 협의 단계로 확정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의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303억원을 올리며 잉여현금을 꾸준하게 콘텐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자사의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할리우드에서 제작하기 위해 유명 작가 척 호건과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모태펀드가 추진한 한중문화산업발전펀드 2호 운용사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진출 콘텐츠와 한중합작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