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 부위를 스스로 인식해 손상 전 상태로 복구시키는 자연계의 자가치유 능력을 청정 에너지 개발에 적용한 첫 번째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대 공대(학장 이건우)는 남기태 재료공학부 교수팀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의 자가치유 기술을 모방해 수용액상에서 불안정한 유무기 복합소재를 안정화시키고 이를 태양에너지 수소 변환 소재로 활용하는 연구 성과를 창출했다고 7일 밝혔다.
태양에너지를 통한 수소 생산 기술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았지만 현재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연료 생산 기술에 사용되는 소재의 가격이 매우 비싸고 안정성이 떨어져 산업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광흡수율이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소재인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에 주목해 연구에 몰두했다.
연구팀은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습기에 취약하며 수용액상에서 분해가 된다는 점 때문에 수용액 기반의 수소 연료 생산 기술에는 적용되지 못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의 자가치유 현상에서 영감을 받아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와 그 전구체를 이온 농도가 조절된 수용액에 같이 넣어줘 자가치유 현상을 유도했다”고 연구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초의 자가치유 소재는 기존 소재들에 비해 월등한 안정성을 나타내며 일주일 이상 빛을 가해주더라도 수소 발생 효율이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또 본 소재에 열처리나 나노 입자 증착 등의 다양한 처리를 쉽게 할 수 있어 광에너지 연료 전환 효율이 0.8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계 자가치유 기술을 물질에 적용하고 태양에너지 수소 변환 소재에 활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태양에너지 연료 변환 장치 개발 분야에 중요한 기술적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내용은 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에 온라인 출판으로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서울대의 남 교수, 박승학 연구원, 장우제 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KIST의 지원 사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