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스윙칩’이 중국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기며 중국법인 7번째 메가브랜드로 등극했다. 중국에 진출한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텃세에 밀려 유턴하거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진출 20여 년 만에 가히 기적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지난 7일 중국 상품명 ‘하오요우취’인 ‘스윙칩’이 중국에서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현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보다 10%가량 하락했지만 지난해 연 매출인 980억원을 한 달 앞서 돌파한 것이다. 그 동안 중국 시장에서 1년에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오리온 중국법인 브랜드는 2011년 첫 스타트를 끊은 ‘초코파이(하오리요우파이)’와 자일리톨 껌을 비롯해 ‘오!감자(야투도우), 예감(슈위엔), 고래밥(하오뚜어위), 큐티파이 등 6개다. 특히 오!감자의 경우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 9월 일찌감치 2,000억원 매출을 돌파하는 대박 행진을 잇고 있다. 라면 등 일부 식품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제과 브랜드로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회사는 오리온이 유일하다.
오리온이 이렇게 중국에서 선전하는 까닭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1993년 베이징사무소 개설로 대륙에 첫 발을 디딘 오리온은 1997년 허베이성 랑팡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2008년부터는 초코파이 포장지에 ‘정(情)’을 넣은 한국과 달리 중국인이 중시하는 가치, ‘인(仁)’을 새겨 친근성을 높였고 올 8월에는 중국 인기 식품인 말차를 초코파이에 접목, ‘초코파이 말차’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스윙칩도 지난 4월 중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과일인 망고를 적용, ‘스윙칩 망고맛’으로 10~20대 젊은이를 사로잡았다. 스윙칩 망고맛은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오리온의 성공 뒤에는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한 현금결제 고집도 한몫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횡행하는 외상(어음) 결제로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오리온은 대금 회수 걱정 없이 바로바로 현지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오리온 중국법인의 매출도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에는 1조3,329억원까지 올랐고, 올해도 3·4분기까지 9,9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제과업계 전체를 봐도 현지업체 포함, 미국 껌 제조회사인 리글리에 이어 확고한 2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오리온의 국내 매출이 2012년 8,207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7,074억원까지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만 국내 두 배 수준의 실적을 거두는 수출기업이 된 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제과기업들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파이와 스낵을 양대 축으로 삼아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며 “제8, 제9의 메가브랜드를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