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에게 맞는 종목을 추천해주거나 펀드를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내 펀드매니저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는 출시 이후 수익률에서 선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투자자가 신한은행 모바일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를 통해 지난 한달간 가입한 신규 펀드 수는 2만2,712좌입니다.
이중 전체의 90%에 가까운 2만303좌가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가입 실적은 오프라인 창구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가입된 펀드 수는 2만1,782좌로, 2만2,712좌를 기록한 로보어드바이저보다 적었습니다.
이처럼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기 있는 것은 인간의 주관이나 직감이 개입되지 않고 객관적인 정보만을 활용해 고객의 성향에 맞춘 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1분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의 투자수익률은 1.5~4%대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 평균수익률보다 2~3% 포인트 가량 높았습니다.
반면 펀드매니저의 역량으로 성과가 좌우되는 국내 일반주식형 펀드의 수익률과 1년 수익률은 각각 -7.9%·-7.1%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펀드매니저 수가 3년 연속 감소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탓에 사람인 펀드매니저가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의 연평균 성장률이 6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주로 과거의 데이터를 투자 분석과 예측에 이용하기 때문에 전례가 없는 위험과 시장 변화에는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지 못했거나 고객의 경제적 환경이 갑자기 바뀌었을 경우 이를 간파하기 어렵다는 점도 로보어드바이저의 단점으로 꼽힙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