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본회의에 발의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투표 수 299명, 가 234표, 부 56표로 전격 가결됐다. 지난 10월 말부터 이어진 ‘촛불민심’에 국회가 응답한 것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가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이 국정을 이끌게 된다.
네티즌들이 ‘12월 9일은 탄핵절’이라며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정국을 바라보는 여야 ‘잠룡’들도 ‘촛불민심’의 승리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내놨다.
▲ 문재인, “국민이 이겼다.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어둠 속에서 국민들이 밝혀주신 촛불이 길이 됐다”며 “오늘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의결은 명예롭고 평화롭게 시민혁명을 이룬 국민의 힘으로 가능했다”고 평했다. 그는 또한 “역사가 그 노력을 장엄하게 기록할 것이다.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은 불안한 상황과 국가 리더십의 부재를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촛불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능선은 국가 대청소를 통해 국가 대개조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국민들만이 이 나라의 용기이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 안철수, “오롯이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진 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탄핵안 가결의 공을 모두 국민들에게 돌렸다. 안 전 대표는 “권력의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을 돌려달라고 명령했다”며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오롯이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박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의 준엄한 결정을 받들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성실하게 특검수사에 임해야 한다”며 “나아가 광장에 모인 수백만 촛불의 최종 목적지는 단지 대통령만이 아니다. 뿌리까지 썩은 이 나라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건국명예혁명을 향한 국민의 승리!”
탄핵 정국 속 가장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안 가결에 대해 ‘국민의 승리’라고 평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승리다. 우리 국민은 가장 부끄러울 대한민국을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 스스로 세계 최고의 국민임을 증명했다“며 ”존경한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박근혜 탄핵은 단지 범죄자 박근혜에 대한 탄핵만이 아니다. 몸통인 새누리당에 대한 탄핵이며, 뿌리인 재벌체제에 대한 탄핵이다”라며 “친일독재부패세력에 대한 전면적 청산의 출발이며, 대한민국 구체제 ‘앙시앙레짐‘의 종언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시장은 “박근혜 탄핵 의결의 현장 ..즐거워요^^”라는 글과 탄핵안 가결 후 환호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 남경필, “민주주의의 승리…국가 리빌딩 해야“
김용태 무소속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남경필 경기지사도 탄핵안 가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남 지사는 탄핵안 의결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거꾸로 가던 민주주의 역사의 시계바늘을 멈춰 세웠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긴 이런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며 “비 온 뒤 땅이 더 굳듯, 이제는 치유와 힘찬 도약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광장의 촛불을 원동력 삼아 대한민국을 리빌딩해야 한다. 리빌딩의 핵심은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대안 마련”이라며 “그 첫걸음이 정치 청산이다. 새누리당 해체에서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 원희룡, “새누리당은 오늘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탄핵안 가결이 ‘새누리당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오늘 결과는 국민이 새누리당을 탄핵한 것“이라며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을 맹종하고 방관해왔던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은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고 반성했다. 그는 “새롭게 거듭나지 않고는 절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없다고 국민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피 한 방울 없이 이루어낸 이 위대한 국민의 힘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미래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원동력이 될 것을 믿는다”고 평가했다. 원 지사는 “이제 친박과 비박은 무의미하다. 기득권과 권력에 편승하는 수구주의에 기대 헌법을 등한시했던 과거의 잘못된 길을 벗어나 국민의 뜻과 헌법을 하늘처럼 모셔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 국민과 함께 고통스러운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