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매각설 시달리는 SK증권…묘책 나올까

대주주·관련 없는 계열사가 인수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 등 검토

원샷법 활용 사업재편 속도낼 듯

내년 4월, 22년 만에 본사 이전





SK그룹이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 매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SK그룹과 관계없는 제3자 매각은 배제했다. 개인 대주주 인수와 지주에 묶이지 않은 계열사가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과 함께 ‘중간금융지주사’ 전환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중간금융지주사법)의 내년 상반기 중 국회 통과를 전제로 SK증권을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내용을 내년도 사업계획안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개정안은 대기업 특혜 시비로 오랫동안 국회 통과가 어려웠던 만큼 이번에도 통과가 불투명하지만 SK그룹이 SK증권을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시장에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8월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한 SK C&C가 SK㈜와 합병해 SK그룹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면서 SK증권 지분매각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8조 2항은 금융지주 외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유예기간인 2년 내인 내년 8월 안에 10%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증권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체 사업재편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SK증권 지분 이슈도 개인 대주주나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중간금융지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른바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을 활용해 대대적인 사업재편 및 지배구조 개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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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A030010) 매각이 사실상 실패한 것도 SK증권 지분매각에 영향을 미쳤다. SK증권과 자기자본 규모나 채권인수 중심 영업 등 비슷한 점을 가진 하이투자증권이 매각에 실패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형 증권사의 매력이 떨어진 것을 간접 확인한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로서는 간접적으로 사전 수요조사(태핑)를 실시해 매각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3자 매각을 배제한 상황에서 SK증권은 전열을 재편할 예정이다. 내년 4월 현재 신축공사가 한창인 옛 미래에셋생명(085620) 본사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1995년 선경증권 간판을 달고 입주한 지 22년 만에 본사를 옮긴다. 중간금융지주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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