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공모주펀드 '이중고'

하반기 들어 자금 대거 빠져나가

평균 수익률 1.36%로 역대 최저

중국 공모주펀드 부진도 지속



국내외 공모주 펀드가 자금 유출과 수익률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연초 대어급 기업공개(IPO) 기대감에 신규 펀드도 다수 출시됐지만 하반기 들어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공모주 펀드도 지난해 IPO 중단 여파가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IPO 승인이 가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지난 12일까지 99개 국내 공모주 펀드에서 총 3,7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 달 동안 무려 2,647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연초 후 평균 수익률도 1.3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IPO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려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예상과 달리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모주 펀드 상황도 악화됐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조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공모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못 미칠 것”이라며 “롯데호텔·넷마블게임즈 등 대어급 IPO의 상장이 무산되고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면서 활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내년 1월 이후로 상장을 미룬 만큼 내년 초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초에는 주가가 부진했던 신규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등으로 펀드 수익률 개선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차지운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연초 중소형주 상승세에 신규 상장기업들이 편승하는 연초 강세가 수년째 반복돼왔다”며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한 신규 상장사들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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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공모주 펀드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공모주 펀드 8개에서 올 들어 빠져나간 자금은 총 2,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후 평균 수익률도 -0.63%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3,100억원을 끌어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던 ‘흥국차이나플러스자1(H)[채혼]’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1,305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 공모주 펀드는 지난해 7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증시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IPO 중단을 선언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IPO 승인이 재개됐지만 올 상반기까지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신규 상장이 억제돼왔다. 실제 지난해 월 40~50개에 달했던 신규 상장은 올 상반기 월 20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기업의 직접적인 금융시장 참여를 늘려 은행 대출 의존도를 줄인다는 명분 아래 IPO를 정책적으로 유도하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달에는 52개 IPO가 승인돼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 하반기 전체 물량도 172개 수준으로 상반기(61개) 대비 2배가 넘는다. 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내 IPO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량 개선으로 펀드 수익률도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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