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신의 직장' 거래소 임원 절반 물갈이...칼 빼든 정찬우

상무급 14명에 일괄사표 받아

임원수 15명→10명으로 줄여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


한국거래소가 정찬우 이사장의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기존 임원의 절반을 교체하고 그 수도 크게 줄이는 등 ‘신의 직장’ 거래소 조직 수술에 나섰다. 거래소의 이 같은 임원진의 대폭 물갈이가 다른 금융 공기업 및 유관기관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거래소가 16일 발표한 본부장보(상무)급 인사 결과 현행 임원 15명(코스콤에서 파견된 전문위원급 1명 포함) 중 8명이 옷을 벗게 됐다. 앞서 정 이사장은 전날 상무급 임원 중 코스콤에서 파견된 인원을 제외한 14명 전원에게 잔여 임기와 관계없이 일괄 사표를 받으며 큰 폭의 조직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임원이 모두 사표를 낸 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재임했던 김봉수 전 이사장 체제 이후 두 번째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임원 학살의 날’이라는 극단적 평가가 나온다.

빈 자리는 임원 수의 대폭 축소와 승진 발령으로 메웠다. 거래소 임원을 15명에서 10명으로 줄인데다 그나마 3명을 승진 인사로 채웠다. 결과적으로 기존 15명의 임원중 7명만 살아남았다.


채남기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장이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김성태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장과 김영춘 시장감시본부 시장감시제도부장이 각각 본부 내 본부장보로 선임됐다. 김현철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는 경영지원본부로 이동했다. 그 결과 본부별로 줄어든 상무급 자리는 경영지원본부 1명, 유가증권시장본부 1명, 시장감시본부 1명, 파생상품시장본부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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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원진 대폭 물갈이는 정 이사장이 지난 10월 취임한 후 조직을 개편하기 위한 첫 번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실무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는 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각 본부가 자율적으로 시장의 운영 방향을 정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시장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위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리더십, 전문성 및 추진력이 뛰어난 직원을 신임 임원으로 임명함으로써 조직의 역동성을 제고하려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임원진보다 실무 라인 위주로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본부 내 ‘부서-팀’ 형식으로 구성된 조직을 ‘부서-실-팀’ 형식으로 재편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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