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칠 박영수 특검이 최순실 일가의 해외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한 사실이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16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특검팀에 넘긴 1톤 분량의 수사 자료에 최씨 일가의 해외 금융거래 내역이 포함됐다. 최순실·순천 자매를 비롯한 친인척 등이 대상으로 전체 인원만도 30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료는 특별수사본부가 금융·사정 당국 등 기관들을 통해 얻은 최씨 일가의 해외 금융거래 정보다. 최씨 일가나 이들이 보유한 회사들이 유럽 등 해외 등지에서 지분투자를 하거나 투자금 회수, 수출입 물품대금 지급 등으로 주고받은 각종 자금거래 내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최씨 일가가 불법으로 재산을 조성하고 이를 해외로 빼돌렸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넘겨받았다”며 “최씨는 물론 이들 일가의 불법 재산 조성 등 부분도 특검법에 명시한 수사 대상인 만큼 필요하다면 압수수색, 소환 조사 등 강제수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은 모두 15가지다. 이 가운데 ‘최순실과 그 일가가 불법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하였다는 의혹 사건’은 12번째로 명시돼 있다. 최씨를 둘러싼 불법 재산 조성 의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의구심을 가지는 대목이다. 독일 지역지인 타우누스차이퉁은 지난 10월 비덱스포츠가 최대 14개에 이르는 회사를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인 슈미텐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최씨 소유로 알려진 독일 현지법인은 비덱스포츠와 더블루케이 등 2곳뿐이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4일 최씨가 독일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수천억원대 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페이퍼컴퍼니에서 2006~2007년과 2012년 대선 직전에 거액이 빠져나갔다는 점을 들어 이들 자금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으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 의원은 “비덱스포츠나 더블루케이 외에도 많은 회사가 만들어졌다가 파산하는 과정을 겪었다”며 “(이들 기업은) 자금 세탁을 위한 페이퍼컴퍼니로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