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칼럼] 국산 헬기 '수리온'은 날고 싶다

황태부 디엔엠항공 대표

황태부 디엔엠항공 대표




최초의 국산 기동 헬기 수리온(SURION)은 현재 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노후한 소형 공격 헬기(500MD)와 소형 기동 헬기(UH-1H)를 대체하고 국내 헬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관한 한국형 다목적 헬기 개발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을 주관하고 유로콥터(AH)사의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중형 기동 헬기 수리온의 개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 반열에 올랐다.


외국 민간 업체와는 비교가 불가한 엄격한 성능과 안전기준을 토대로 제작된 수리온은 완전무장한 1개 분대(9명) 병력을 태우고 시속 260㎞로 최대 450㎞를 비행할 수 있으며 화물은 최대 3.7톤을 수송할 수 있다. 4축 자동 비행 조종 장치와 디지털 동력 조절 장치가 탑재돼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목표지점까지 자동비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해 백두산 높이인 최대 2,700m까지 상승해 조종간이나 페달 조작 없이 자동 제자리비행이 가능하다. 생존성을 중시하는 군용 헬기답게 다른 어떤 기종보다 수직상승 능력이 탁월해 분당 상승속도도 150m에 달하며 헬기가 스스로 주요 부품의 결함 여부와 잔여 수명을 자동 점검하는 ‘상태감시장비(HUMS)’도 적용돼 있다.

이 외에도 조종석의 경우 국내 주요 지형을 상공 2m에서 보는 수준까지 영상화돼 있고 고압선과 철탑 정보까지 갖춘 한국형 3차원 전자지도가 구축돼 있는 등 육군 헬기 가운데 가장 디지털화가 많이 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리온은 원래 병력 수송 등 기동형으로 만들어졌지만 다양한 군용·민수용 파생형 개발로 군과 경찰에서 의무후송과 해상후송·재난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3년 12월 경찰청에 납품된 2대의 수리온 파생형 헬기인 참수리는 세월호 참사 대응에 잇달아 출동하면서 도입 1주년을 맞기도 전에 500시간 이상을 비행했으며 KAI의 즉각 정비·점검으로 가동 정지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헬기 정비에 들어간 비용 역시 외국산 소형 헬기 정도에 불과하다.


8월12일 강원 소방안전본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수색 활동 후 복귀 중 추락한 소방 헬기를 대체하는 230억원 규모의 신규 소방 헬기 도입을 위한 공개 입찰 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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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헬기와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헬기, 국산 헬기 수리온이 거론되고 있지만 강원 소방안전본부는 ‘수리온이 해군 해상 작전 헬기와 소방청·산림청 방재 헬기로는 채택된 바 없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분위기다.

외국 정부에서 국내 수주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부나 기관의 수리온 구매 외면은 수출길에도 지장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제 수리온을 국내 공공기관 헬기로 국가 재난 등에도 사용해 군 헬기는 물론 다른 국가의 산림, 소방, 경찰, 해경 등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뛰어난 성능과 높은 가동률, 낮은 유지비용으로 경제성과 효율성까지 입증된 수리온을 정부 공공기관에서 적극 사용하고 알릴 때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더 많은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비록 초기에 부족해 보일지라도 우리의 피와 땀으로 개발되는 국산 비행기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하늘에 우리 헬기인 수리온이 날아다닐 날을 손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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