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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평창올림픽 어디로] 2002 월드컵처럼 '국민 대화합' 기회…성공개최 불

<하>촛불의 열기 평창으로

순수 올림픽 개최비용만 2조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처럼

흥행하면 적자 최소화 가능해

F1·인천AG 반면교사로 삼아

혈세 먹는 애물단지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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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은 사흘간 3만명 가까운 관중이 몰린 흥행 성공작이었다. 이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대회). 빙상 종목으로는 처음 열리는 테스트이벤트인데다 쇼트트랙이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의 최고 효자종목이라 그런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직관(직접 관람)’ 바람이 불었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과연 되살아날 수 있을까.


‘최순실 국정농단’이 평창 올림픽까지 마수를 뻗친 것으로 드러난 지금으로선 올림픽 열기를 국민 대화합의 기회로 승화시키기는 요원해 보인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직위, 강원도 모두 “전국적인 붐 업 조성이 안 돼 걱정”이라는 비관론 일색이다.

그러나 성공 개최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750만 촛불의 열기를 평창으로 옮기는 일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올림픽이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애물단지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평창 올림픽 개최비용은 13조원에 이르고, 이중 11조원이 철도·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투입되는 돈이라 순수 개최비용은 약 2조원이라는 게 조직위 주장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철도와 도로 등 교통 확충은 올림픽만을 위한 사업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역대 가장 화려한 돈 잔치였다는 2014 소치 올림픽은 개최비용이 25조원에 이르렀고 2010 밴쿠버 대회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는 각각 2조9,000억원으로 평창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평창 올림픽의 경제효과는 최대 6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총 13조원을 들였으니 5배를 남기는 장사라는 얘긴데 물론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관광객이 개최 후 10년간 꾸준히 올림픽 개최지역을 찾는다는 전제와 국가브랜드 제고라는 막연한 희망이 포함된 수치다. 설령 수십조의 경제효과가 부풀려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평창 올림픽을 잘 준비해서 성공시킨다면 빚을 줄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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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이 롤모델로 삼아온 1994 릴레함메르(노르웨이) 올림픽은 88%라는 경이로운 입장권 판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해 적자를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로 막았다. 동계올림픽 역대 메달 1위 국가라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도 스타 플레이어 발굴과 지혜로운 사후활용, 획기적인 관광상품 개발에 성공한다면 적자 최소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를 강원FC 축구단의 홈구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결정은 스포츠팬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올림픽을 상징하는 시설인 횡계의 개·폐막식장(올림픽 플라자)은 올림픽 기념관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너무 단순한 접근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올림픽 이후 평창 일대를 동아시아 문화관광 복합메카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양양 오색케이블카, 규제프리존, DMZ세계평화공원 등은 모두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탄핵 정국으로 ‘올스톱’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올림픽 준비만큼 그 이후를 대비하는 손길이 더 바빠져야 하는 이유다.

자동차경주 포뮬러원(F1)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쓰라린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는 “F1 한국 대회는 열악한 모터스포츠 저변과 접근성 부족 탓에 4년간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남겼고, 인천 아시안게임은 무리하게 경기장을 신설하면서 1조원이 넘는 빚더미에 앉았다”면서 “평창 올림픽에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허리띠를 졸라맬 방안을 마지막까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F1은 바가지 상혼과 교통난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류스타에 의존한 개막식과 미숙한 자원봉사체계로 뒷말이 많았다는 점도 평창 올림픽은 되새겨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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