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부 할 일 안하면 결국 국민이 피해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9일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날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각 부처는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소관 업무를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조기 종식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와 동절기·연말연시 대책도 함께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9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로 황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한 지 이날로 열흘이 지났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이 기간 황 대행의 국정운용은 그다지 순탄하지 못했다. 야 3당은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 ‘황교안 체제’를 인정한다고 했으면서도 여야정협의체 등을 거론하며 각종 국정 현안에 반발하거나 발목잡기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지난주 말 이른바 ‘촛불 민심’ 중 일부는 그의 퇴진까지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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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황 대행은 그동안 전례가 없고 안보 등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야당의 압력이 계속되면서 참석으로 선회했다. ‘국회와 계속 갈등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참석 이유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탄핵 등 유고 사태에 대비해 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는 ‘과도체제’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황 대행에게는 다음 대통령선거까지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어갈 의무가 있다. 국정중단과 이에 따른 국민의 혼란과 혼돈을 원치 않는다면 황 대행 체제를 더 이상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그리고 ‘수권(受權)’ 정당의 면모를 갖추고자 한다면 정치 사안 외의 국정 현안에는 협조해야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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