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20일(현지시간) 트럭 테러 용의자로 체포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나베드 B를 석방하고 나서 테러범을 추적하고 있다. 나베드 B는 테러 현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전승기념탑 근처에서 붙잡혔으나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해왔다.
검찰은 그가 범행에 쓰인 스카니아 트럭에 타고 있었다는 추가 증거를 찾을 수 없어 석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용의자 석방 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있다. 다만 테러범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실제로 사건 배후에 IS가 있는지, 테러 기획과 실행에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IS도 배후를 자처하면서도 누가 공격을 실행했는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 공영방송 ZDF에 “IS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범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긴급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풀려난 나베드 B 외에 당국이 지목한 다른 테러 용의자가 있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이날 보안당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덮쳐 살육을 저지른 19톤 트럭이 지난 16일 오후 6시(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인 브렌네로(독일어명 브레너) 검문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등록지가 폴란드인 이 트럭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인근의 한 공장에서 강철 제품을 싣고 오스트리아로 향한 뒤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직접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당국의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이 트럭은 지난 17일부터 범행이 이뤄진 19일까지 테러 공격이 벌어진 크리스마스 시장 인근에 주차돼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