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무통·전략통·M&A통…'뉴SK' 이끌 최태원의 혁신 심장들

[주력 계열사 포진한 '新5인방'은 누구인가]

조대식 수펙스 의장, 분석실장·CFO 등 요직 거쳐

장동현 SK㈜ 사장, 기획실 등 경영 엘리트코스 밟아

박정호 SKT 사장, 하이닉스 인수 진두지휘로 두각

김준 이노베이션 사장, SK에너지 수익구조 혁신

유정준 E&S 사장, 오너家 의중 가장 잘 읽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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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21일 ‘파격’ 수준의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자 그룹 안팎에서는 “변화가 너무 커 당혹스럽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당장 SK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핵심 3개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 사장단이 전부 교체되면서 SK 경영과 조직문화에 대대적인 쇄신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특히 앞으로 SK를 이끌 50대 ‘젊은’ 경영진의 이력과 행보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교체된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면을 보면 50대 초중반으로 전략기획·재무·인수합병(M&A) 등에서 두각을 드러낸 공통점을 갖고 있다.

SK 내부에서는 최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신(新) 5인방’이 때로는 협조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계열사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수펙스 의장에는 조대식 SK㈜ 사장이 이날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조 신임 의장은 지난 2007년 최 회장이 직접 삼성그룹에 영입한 ‘재무통’으로 SK에서 경영분석실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어 SK㈜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른 2013년부터는 반도체 재료, 바이오의약품 등 신성장산업 발굴에 주력해 SK머티리얼즈 인수, SK바이오팜 흑자 전환과 같은 실적을 거뒀다. 최 회장과는 초등학교, 대학교(고려대) 동기 동창이라는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지주사인 SK㈜는 장동현 사장이 이끌기로 했다. 최 회장 바로 밑에서 경영을 보좌하는 셈이다. 실제로 장 사장은 1991년부터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일하면서 당시 부장으로 일하던 최 회장의 눈에 들어 이후 SK 내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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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친 재무통이자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그는 SK텔레콤 근무 경험을 살려 SK㈜의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사장 당시 CJ헬로비전 인수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에 재신임을 받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은 1989년 옛 선경에 입사한 뒤 2003년 소버린 사태를 해결한데 이어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최 회장의 측근으로 통한다. 최 회장의 고려대 후배로 회사 지원을 받아 조지워싱턴대 MBA를 마친 엘리트 기업인이다. 그는 이번 선임으로 SK텔레콤을 ICT 선도 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펙스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을 맡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신임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옛 유공에 입사한 뒤 SK네트웍스 전략기획팀, 수펙스 사업지원팀 등을 두루 거쳤다.

SK에너지 사장으로 선임된 후에는 설비를 효율화해 수익구조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은 특히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세계 에너지 시장을 누비는 과정에서 최 회장에게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경영철학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 SK그룹이 자체 구성한 경제사절단에도 최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번에 수펙스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유정준 SK E&S 사장은 최 회장은 물론 동생인 최재원 수석 부회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어 든든한 신임을 얻고 있다. SK그룹 전체의 전략통이자 오너가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인물로 꼽힌다.

유 사장은 2010년 최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르자 산하 조직인 글로벌성장(G&G) 추진단을 맡아 최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는 물론 위험지역인 이라크에도 함께 방문해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최 부회장이 특별한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유 사장이 글로벌성장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만큼 최 부회장과 함께 SK 미래성장산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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