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를 찾은 중국·대만·홍콩의 유커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으로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중화권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위축된 가운데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이어서 ‘관광 불모지’ 탈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말까지 대구를 찾은 중화권 관광객은 28만6,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까지 무난히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커 방문이 크게 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유커 방문에 따른 올해 지역 내 관광수익(여행사 1인 실제 사용액 기준)은 572억원으로 지난해 384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대구그랜드 면세점 관계자는 “중화권 관광객의 대구 방문 증가로 매출이 전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나는 등 관광특수를 제대로 누렸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호텔의 외국인 매출액(객실수입+부대시설수입) 역시 지난해 208억원에서 올해 530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유커 덕분에 올해 대구공항은 개항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중국과 대구를 잇는 정기노선(베이징·상하이) 외에 전세기 취항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구를 오간 전세기는 지난해 12개 도시 114편에서 올해는 충칭·우한 등 22개 도시 262편으로 130% 증가했다.
올해 대구를 방문하는 유커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구시가 인접한 경북도와 함께 올해를 ‘중화권 관광객 대구·경북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공동협력 사업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의 쇼핑 등 도심 관광과 경북의 체험·낭만·힐링 관광을 묶은 연계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공격적 관광마케팅에 나선 것이 유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대구시는 경북도, 관광업계와 함께 ‘중국시장 개척단’을 꾸려 충칭·우한·제남 등을 방문해 관광협약을 체결하고 로드쇼, 홍보설명회, 여행사 방문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다.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루에서 두 지역 단체장이 처음으로 ‘한·중 문화관광대전’을 개최, ‘대륙의 여신’으로 불리는 추자현과 함께 현지 관광 붐을 조성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 사드 배치, 비합리적 저가여행 규제 등 유커 유치 악재가 터지자 중화권 관광객 유치 방향을 대만 등으로 틀었다.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자매도시인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한류 공연단과 함께 ‘대구관광의 밤’ 행사를 개최하는 등 대구 홍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방문의 해’ 사업을 통해 대구가 더이상 관광 불모지가 아니라 매력적인 지방관광 선도도시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내년에는 여행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개별관광객을 위한 에어텔 상품, 대구 10대 테마코스, 한류관광 콘서트, 부자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체류형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