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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여교사’ 논란의 문제작!? 김하늘·유인영의 베드신에만 주목해서는 안 될 영화 (종합)

성인인 여교사가 아직 미성년자인 남제자와 부적절한 육체관계를 맺는다. ‘거인’에 이은 김태용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여교사’는 이 내용만으로도 논란에 휘말리기 좋은 영화다. 하지만 영화 ‘여교사’는 단지 관객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런 파격적인 소재를 도입한 것은 아니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CGV 왕십리에서 김태용 감독과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여교사’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하늘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하늘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





영화 ‘여교사’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주인공 ‘효주’를 연기한 김하늘의 존재감 때문이다. 김하늘은 2002년 드라마 ‘로망스’에서 제자 김재원과 사랑에 빠지는 여교사를 연기하며 높은 인기를 얻었고, 2003년 출연한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비록 정식 여교사가 아닌 과외선생님이지만 전국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김하늘에게 ‘여교사’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그런 김하늘이 ‘여교사’에서는 미성년자인 제자와 육체관계까지 맺는 여교사로 등장한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태용 감독조차도 김하늘을 베드신까지 있는 여교사 역할에 캐스팅한 것에 대해 “맑고 건강한 국민 여교사 이미지의 김하늘 선배가 지닌 어두운 면이 궁금해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

이 말처럼 영화 ‘여교사’에서 김하늘이 연기한 계약직 여교사 ‘효주’의 삶은 처참하다. 10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이희준 분)는 쓴다는 글은 안 쓰고 맨날 빈둥대며 그녀의 삶을 갉아먹고, 이제 겨우 정교사가 되나 싶더니 기억에도 없는 대학후배가 ‘이사장 딸’이라는 뒷배경으로 치고 들어와 냉큼 정교사 자리를 가로챈다.

/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하늘,유인영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김하늘,유인영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



김하늘은 ‘여교사’의 시나리오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효주가 겪는 일이 굉장히 굴욕적이고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 많아 읽으면서도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대본을 다 보고 몇 분 동안 멍했고, 효주에 대한 감정이 강하게 치고 오면서 애정이 생겨서, 이 친구의 깊은 감정을 나만의 색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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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도 “전작 ‘거인’이 생존을 위해 성장을 포기한 사람의 이야기였다면, ‘여교사’는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포기한 여자의 이야기”라며, “여교사와 남제자의 육체관계라는 논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자존감과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와 계급간의 갈등, 그리고 이로 인해 빚어지는 파국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교사’에서 ‘이사장 딸’이라는 뒷배경에 화장품 회사의 임원인 약혼자(이기우 분), 그리고 젊고 싱싱한 육체를 지닌 제자(이원근 분)까지 모든 것을 가진 ‘혜영’을 연기한 유인영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워낙 악역 캐릭터를 많이 해서 ‘혜영’을 특별히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며,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 왜 나보고 ‘맑은 악역’이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내가 봐도 얄밉더라”며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21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 = 지수진 기자


이원근은 먼저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 앞서 오디션을 보고 ‘여교사’를 먼저 찍었다며 “제 첫영화였고, 발레를 하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하루 10시간 정도를 연습했다”며 첫영화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 분)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 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혜영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무용특기생 재하(이원근 분)을 유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7년 1월 4일에 개봉한다.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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