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반기문 고향 음성군, '반기문 마케팅' 벌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민

음성군 공식 홈페이지 상단에 ‘반기문 UN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가 적혀있다. /사진=음성군 공식 홈페이지음성군 공식 홈페이지 상단에 ‘반기문 UN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가 적혀있다. /사진=음성군 공식 홈페이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과 정치권 변동으로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이 고민에 빠졌다.


수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반기문 마케팅’을 벌이다 선거법을 위반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사업 축소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성군은 지난 2006년 반 총장이 태어난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 환경 정비사업을 시작으로 생가복원, 평화랜드, 반기문 기념관 등을 조성해 반기문 기념사업에 힘을 쏟았다. 심지어 반기문 이름으로 된 길도 두 개나(반기문 비채길, 반기문로) 있다.

반 총장의 고향을 지나는 36번 국도에는 ‘반 총장의 고향’을 알리는 대형 아치가 세워졌고 음성청결고추, 복숭아, 수박 등 지역 특산물 포장지에는 ‘반 총장의 고향에서 자란’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음성군청 홈페이지도 반기문 관련 자료로 가득 찼다. 음성군청에 접속하면 ‘미래를 창조하는 중부권 핵심도시 음성. 반기문 UN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로 시작한다.


이외에 음성군은 반기문 마라톤대회, 반기문 백일장, 반기문 영어대회를 해마다 개최한다. 지난 2007년에는 반 총장의 어린 시절을 노래한 동요도 만들어 학교에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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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음성군이 아니라 반기문군’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반 총장 대선 출마설이 유력해지면서 음성군의 반기문 마케팅이 개인숭배, 예산낭비 논란을 맞았다.

이에 음성군은 지난 7월, 9월에 각각 반기문 평화랜드와 반 총장 생가 옆 ‘반기문 동상’을 철거했다. 또한 군청 정문에 적힌 ‘군민이 웃음 짓는 활력 있는 복지 음성.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라는 문구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음성군청 관계자는 “음성이 세계적 지도자를 배출한 것을 기념해 동상을 세웠지만 비판적인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모두 철거했다”며 “오히려 반 총장께 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광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특성상 반 총장을 활용한 마케팅이 큰 성과를 거뒀는데,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다시 세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거법과 관련해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반 총장의 생가 등 음성군이 벌여온 (반기문 마케팅) 사업은 선거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운영된 게 아니어서 공직선거법상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다만 앞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사안별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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