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개발 중인 록히드마틴의 F-35를 대체할 전투기 제작을 보잉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F-35는 미 공군·해군·해병대가 사용할 예정이어서 주력 전투기가 다른 기종으로 바뀔 경우 록히드마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에어포스원 비용 축소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이 방산업체 간 경쟁까지 부추기며 가격 협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록히드마틴 F-35의 엄청난 비용에 근거해 보잉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F-18 전투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가 전날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 및 군 고위급 인사와 회동한 후 “(F-35) 가격협상을 멋지게 마무리 짓겠다”고 말한 것을 실행에 옮긴 셈이다.
록히드마틴은 당황한 기색이다. 휴슨 CEO는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한 후 “F-35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물론 가격 인하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고 말해 비용축소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 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펠프스 록히드마틴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F-35 대체 전투기 개발 의사에 대해 “회사 입장에서 언급할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록히드마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나 급락했다.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F-35 프로그램을 철회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F-35 개발에 10년 동안 810억달러(약 97조4,800억원)가 투자됐으며 5억달러가량이 더 투입되면 개발이 완료돼 이를 완전히 백지화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F-18은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된 기종으로 스텔스 기능이 없어 F-35를 대체하려면 추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트럼프 당선인의 속내는 가격 인하라고 분석했다. 다만 방산 전문 렉싱턴연구소의 로런 톰슨 연구원은 “F-35의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F-18보다 더 많은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이라며 “(가격 인하는) 록히드마틴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