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축구선수를 서울지역 유명 사립대학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준다며 학부모들을 속여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전직 시민축구단 감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성상헌 부장검사와 수사과 이연성 과장은 사기 및 배임중재 혐의로 전직 시민축구단 감독 송모(47)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송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축구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 6명에게 축구 특기생으로 서울지역 유명 사립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며 총 5억 8,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가 전직 고교 축구부 감독 구모(33)씨와 함께 브로커를 통해 학부모들을 소개받은 후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송씨는 K사립대학 체육학과 현직 교수인 김모(65)씨와 함께 학부모들을 만나 자신이 곧 대학 축구부 감독으로 선임될 것처럼 행사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진술했다.
또한 송씨는 김 교수에게 “축구부 감독이 되도록 도와달라”며 800만원 상당의 서예작품 2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송씨의 범행을 도운 구씨와 뇌물을 받은 김 교수에게 각각 사기와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자녀가 이미 다른 대학 축구부에 합격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송씨에게 2억 5,000만원을 건넸다가 끝내 유명 대학 축구부에 불합격하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접은 경우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돈을 써서라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 마음을 악용했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학벌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