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내년 내수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견인할 신차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올 한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 신차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프리미엄’이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현대차 신형 그랜저(IG), 기아차 K7, 르노삼성차 SM6 등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세단이 줄이어 선보였다. 보다 젊어진 디자인과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를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내년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에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실용적인 ‘스몰카(Small Car·소형차)’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구매 문턱을 낮춰 판매 확대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가장 먼저 출시되는 차량은 기아차 ‘모닝’이다. 지난 22일 렌더링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신형 모닝은 2011년 출시 후 6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풀 체인지 모델로, 기존 모델보다 더 커 보이고 세련돼 보이는 외관 디자인을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을 통해 한국GM ‘스파크’에 빼앗긴 경차 1위의 왕관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스파크(7만956대)가 모닝(6만6,925대)을 앞서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모닝은 크고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아이코닉하고 효율적인 내장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며 “신형 모닝이 경차 시장에 새로운 자극제가 돼 절대 강자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9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된 준중형 세단 ‘더 뉴 크루즈’를 1월 선보인다. 더 뉴 크루즈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한국GM의 라인업 교체의 마지막 단추로 꼽힌다. 한국GM은 스파크·말리부·트랙스 등 제품 라인업을 차세대 모델로 교체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K3, 르노삼성차 SM3 등이 경쟁차종으로 꼽히지만 신차 효과 등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에는 볼트 EV도 상반기 중에 출시돼 아이오닉 등과 정면 승부를 펼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현대차 최초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투싼’보다 작은 덩치의 차량으로 ‘QM3’와 ‘티볼리’, ‘트랙스’와 경쟁하게 될 차종이다. 현대차는 신형 SUV를 울산공장에서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 SUV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차급”이라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내년 7월께 소형 SUV를 내놓는다. 소하리공장에서 생산해 수출을 중심으로 판매될 차량이다. 기아차는 수출 외에도 국내 시장 판매를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아이오닉과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선보여 친환경차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내년 초 국내 출시한다. SM6와 중형 SUV ‘QM6’ 출시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르노삼성차는 클리오를 통해 판매 라인업을 더욱 다양하게 꾸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법규에 막혀 출시가 미뤄졌던 초소형 전기자동차 ‘트위지’ 출시도 앞두고 있어 라인업이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클리오 출시를 앞두고 대부분의 인증 절차를 마쳤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클리오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7㎞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09g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말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 ‘G70’을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 G90·G80으로 대형차 시장에서 자리잡은 제네시스는 G70을 통해 중형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제네시스 G70은 4,000만원대 스포츠세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등과 경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