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부동산 대책’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가 크게 줄면서 가격 하락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최근 들어 급매물이 하나 둘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가격 하락 저지선 형성’과 ‘일시적 저가 매수’라는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개포·잠실 등 급매물 거래 잇달아=25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포주공4단지 42㎡형은 9억원에 거래가 됐다. 이 주택형은 11·3대책이 발표되기 전 10월만 해도 9억 5,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됐었지만 그 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한 달여 동안 5,000만원 정도 가격이 내렸다.
개포주공1단지 42㎡형 급매물도 최근 9억 5,000만원 선에 거래가 완료됐다. 한 때 이 아파트와 같은 주택형은 10억원 중반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고점 대비 1억원 이상 가격이 빠진 상황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개포동 H 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대책 발표 직후에는 가격을 내려도 거래가 전혀 없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조금씩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모습이다. 대책 발표 이전만 해도 15억원이 넘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형도 최근 14억 초반 가격에 거래가 완료됐으며 강동구 둔촌주공 4단지 112㎡형도 지난 10월 대비 1억원 가량 내린 9억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매수심리 회복 vs 일시적 저가 매수 = 시장 일각에서는 가격 하한 저지선이 형성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급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최저가 매물 가격 수준은 이전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주공4단지 42㎡형은 이달 초에는 호가 하한선이 8억 8,000만~8억 9,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9억원 이상이다. 잠실동 J 공인 관계자는 “출시됐던 저가매물이 거래되며 하한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지난주 대비 1,000만~1,500만원 정도 오른 듯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시적 저가 매수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22일까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 아파트 하루평균 거래량은 15.6건으로 지난달(20.4건)보다 24%가량 줄었으며 지난해 같은 달(17.5건)과 비교해도 10% 이상 감소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아직은 매수자 우위의 시장 분위기가 지배적이다”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매도자와의 힘겨루기가 당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