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4일자 사설을 통해 “전략 핵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국이 이해득실만 따지고 걱정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신문은 “핵 경쟁은 미국·러시아 간의 일로 중국은 관심을 안 둬도 된다”, “핵무기는 어차피 사용을 못 하니 많이 보유하면 낭비다” 등과 같은 생각이 중국 내에 있지만 “이런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며 이런 사고방식이 전략가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면 반드시 나라를 그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의 압력에 굽히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한 핵무기가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서보다 중국에 더 오만하게 구는 것은 중국의 핵 억지력이 러시아보다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압력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위협할 때 반격을 크게 우려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구시보의 이와 같은 주장은 미국, 러시아를 향해 자제를 촉구한 중국 정부의 신중한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핵무기 강화 발언을 한 데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질문받자 “최대 핵무기를 가진 국가는 핵 감축에 대한 특수하고도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며 “선도적이며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지속해서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