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2016 골프룰 해프닝] '캐디 아빠' 실수에 2벌타…로컬룰 확인 안 해 하루 68벌타…

아버지가 우산 씌워준 상태서 퍼트

김예진, 벌타 받고도 우승 '안도'

빗물 닦은 볼 다른자리에 놓고 쳐

우에하라, 18홀서 68벌타 '참사'

홧김에 자기 머리 샤프트로 친 뒤

블레어, 휜 샤프트로 퍼트해 실격

더스틴 존슨(미국)은 올 US 오픈 최종일 5번홀에서 퍼트를 하려는 순간 볼이 저절로 움직여 벌타를 받았다. 당시 경기위원회가 벌타 부과 사실을 뒤늦게 통보한 게 논란이 됐다. 이 장면은 영·미 골프협회가 ‘그린 위 볼이 우연히 움직였을 때 부과하던 1벌타를 면제한다’는 내용의 로컬룰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에도 많은 골프선수들이 룰 상황 때문에 울고 웃었다. 경기에 몰두하느라 사소한 규칙을 위반해 땅을 친 해프닝이 있었고 존슨처럼 벌타와 압박감을 극복하고 우승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이 골프룰 위반에 얽힌 한해의 국내외 일화들을 모았다.



◇아빠의 우산=김예진(21)은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한때 5타 차 선두를 달리다 캐디를 맡은 아버지의 실수로 2벌타를 받았다. 7번홀(파4) 그린에서 우산을 받쳐주던 아버지가 김예진이 퍼트를 할 때까지 우산을 치우지 않았던 것. 골프규칙 14-2a는 플레이어가 스트로크 할 때 자기 이외의 누구로부터 비바람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플레이어 자신이 우산을 쓴 채 스트로크 하는 것은 위반이 아니다. 다행히 흔들림 없이 우승까지 치달은 김예진은 “고생하신 아빠에게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다”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화(禍)를 부른 화=잭 블레어(미국)는 5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2라운드 도중 실격당했다. 5번홀(파5)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가자 홧김에 퍼터 샤프트 부분으로 자신의 머리를 때린 게 화근이 됐다. 그는 이 홀을 끝낸 뒤 머리를 치는 과정에서 샤프트가 약간 휘어졌고 그 상태로 파 퍼트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위원은 실격을 통보했다. 규칙 4-3b는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이 아닌 상태에서 입은 손상으로 클럽이 규칙에 맞지 않게 되거나 클럽의 성능이 변경된 경우 이후의 라운드 중에는 그 클럽을 사용하거나 대체해서는 안되며 위반시 실격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헉, 18홀 68벌타=지난달 이보미가 우승한 일본여자 투어 이토엔 레이디스토너먼트에서는 우에하라 아야코(일본)가 ‘참사’를 겪었다. 무려 68벌타를 받아 1라운드 스코어는 69오버파 141타가 됐다. 폭우 때문에 경기위원회가 볼을 집어올려 닦은 뒤 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키로 했으나 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결과였다. 투어는 경우에 따라 집었던 볼을 제자리 또는 원래 위치에서 6인치나 한 클럽 길이 이내 등에 놓도록 명시한다. 이 대회에서는 ‘제자리’로 정했지만 2013년부터 미국 무대에서 활동 중인 우에하라는 무심코 미국에서 하던 대로 ‘한 클럽 이내’에 놓고 쳤다. 1오버파 73타를 친 그는 2라운드 직전 이런 사실을 알렸고 경기위원회는 잘못된 위치에 놓고 친 오소(誤所) 플레이에 따른 38타(2타씩 19차례), 그리고 전날 벌타를 더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데 따른 위반홀별 2타씩 30타(3개 파3홀 제외한 15개 홀) 등 총 68타의 페널티를 부과했다. 우에하라는 컷오프가 확실시됐으나 팬 서비스를 위해 2라운드(4언더파 68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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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야자수=인도의 아니르반 라히리는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국 PGA 투어 CIMB 클래식 최종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시작해 생애 첫 우승을 바라봤다. 그러나 3번홀(파5)에서 티샷한 볼이 야자수를 향하면서 일이 꼬였다. 볼이 나무에 박혀 찾을 수가 없었던 그는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다시 티샷을 날린 끝에 이 홀에서만 4타를 잃고 공동 3위로 마쳤다. 볼을 찾았다면 올라가 샷을 하거나(무벌타) 언플레이어블(1벌타)을 선언하고 나무 아래에서 2클럽 이내 지점에 놓고 칠 수 있었다. 볼을 못 찾으면 분실구(1벌타)가 되고 원래 샷 했던 곳으로 돌아가서 쳐야 한다(규칙 27-1).

◇해저드를 깜빡했네=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는 주말골퍼 같은 실수로 메이저대회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다. 7월 US 여자오픈 정규라운드를 브리트니 랭(미국)과 공동 선두로 마쳐 3개 홀 합산 연장전에 돌입한 그는 두 번째 홀 벙커에서 볼을 치기 전 클럽헤드를 모래에 접촉해 2벌타(규칙 13-4b)를 받는 바람에 고개를 떨궜다. 4월 마스터스에서 2007년 이 대회 우승자인 잭 존슨(미국)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2라운드 13번홀(파5)에서 실개천에 빠진 볼을 그대로 치려다 백스윙 때 클럽헤드가 물에 닿은 것으로 확인돼 2벌타를 받았다. 이 홀에서 3타를 잃은 그는 2라운드 합계 8오버파를 기록, 컷오프 기준 6오버파보다 2타가 많아 짐을 싸야 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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