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문재인 "반기문 혹독한 검증" 반기문 "수뢰보도 법적 대응"

대권 지지도 양강 혈투 시작

민주당·文캠프, 검증 TF 구성

潘측 "무제한 토론" 역제안도

潘 8주만에 지지율 1위 복귀에

새누리당도 '모시기' 열올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연합뉴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연합뉴스


대권 지지도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혈투가 시작됐다. 문 전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은 26일 반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예고했고 반 총장 측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더 나아가 문 전 대표와의 무제한 토론을 역제안했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 측은 캠프와 당에서 각각 반 총장에 대한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민주당은 당 차원의 반 총장 검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윤관석 대변인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이 다가오면 통상적으로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된다”며 “여권에 유력한 후보가 반 총장뿐이라 반 총장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당 대표 직속 기구로 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시일 내에 논의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캠프 측에서도 국정원 인사 통 출신인 김병기 의원을 중심으로 반 총장 저격 작업에 나섰다. 김병기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에서 5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유엔사무총장이라는 혜택을 받으신 분이 대통령에 나온다면 검증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한국에 돌아오셔서 출마를 선언하신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라”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놓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이에 반 총장 측도 즉각 반발했다. 반 총장 측 인사는 박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10년간의 국내 공백 기간이 있는 만큼 검증을 받을 용의가 있지만 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음해하는 공격은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 전 대표를 향해 “문재인 전 대표와 형식에 제한 받지 않는 이종격투기 방식으로 토론을 벌인다면 금세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며 “재임 동안 전세계의 전쟁·기아 등 어려운 현장을 다녔기 때문에 누구보다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반 총장 측 또 다른 관계자는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면 재임 중 도와줬던 분들께 인사하고 주변을 정리한 후 내년 1월15일 귀국할 것”이라며 “귀국 후 당장 기존 정당에 들어가기보다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제2 도약을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이 문 전 대표를 8주 만에 꺾고 1위를 기록함에 따라 두 진영 간의 신경전은 더욱 거칠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9~23일 전국의 성인 2,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은 전주보다 2.8%포인트 오른 23.3%로 1위를 차지했다. 문 전 대표는 0.6%포인트 하락한 23.1%로 2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던 문 전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구시대 적폐에 대한 확실한 청산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게 민심인데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 같은 게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가 훨씬 낫다”고 반 총장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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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이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자 새누리당에서도 반 총장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새누리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반 전 총장의 뇌물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임기가 끝나지 않은 자국 출신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무차별적 흠집 내기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반 총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반 총장이 와서 바로 정당을 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분 성향을 알기에 보수정당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부터 우리가 개혁을 시작해 환골탈태하는 정당으로 만든다면 이 당으로 안 오시겠느냐. 신당에 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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