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더 이상 악몽은 없다"…스피스·미컬슨 '권토중래'

전세계 골프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골퍼는 단연 타이거 우즈(미국)지만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골퍼로는 필 미컬슨(46·미국)이 첫손에 꼽힌다. ‘필드의 신사’로 불리는 미컬슨은 유방암 판정을 받은 아내를 간호하려 투어 활동을 중단하고 US 오픈 연습 라운드 때는 딸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강행하는 등 필드 밖에서도 지극한 가족사랑으로 유명하다. 비슷한 이유로 조던 스피스(23·미국)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골퍼다. 자폐증을 앓는 여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교 때 만난 여자친구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둘은 기부에 인색하지 않은 매너 좋은 백인 이미지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필 미컬슨. /UPI연합뉴스필 미컬슨. /UPI연합뉴스




미컬슨

두차례 탈장 수술 후 내달 복귀

‘데뷔 25년’ 부활 날개펴나 관심

미컬슨과 스피스가 나란히 2017년 권토중래를 선언했다. 지난 10월과 2주 전 두 차례나 탈장 수술을 받은 미컬슨은 다음달 복귀를 목표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CBS스포츠는 미컬슨이 늦어도 1월26~29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는 출전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회장인 토리파인스GC는 미컬슨의 고향인 샌디에이고에 위치해 있다. 미컬슨은 이곳에서 세 차례 파머스 인슈어런스 트로피를 품었다. 내년 대회에는 세계랭킹 톱50 중 제이슨 데이(1위), 더스틴 존슨(3위) 등 15명이 출전신청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미컬슨(19위)이다. 과거 세계랭킹 2위를 오래 지켰던 그가 데뷔 25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세계랭킹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도 관심이다. 주식 스캔들에 휘말린 뒤라 명예회복이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던 미컬슨은 끝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다가 뉴욕 연방법원이 5월 제소하자 부당이득 100만달러 차익을 반납하기로 했다.


PGA 투어 통산 42승을 자랑하는 미컬슨은 2013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메이저대회 5승째를 거둔 뒤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올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역사적인 명승부를 벌인 끝에 준우승하는 등 2위에만 세 차례 올라 여전한 강자임을 과시했다. 내년은 미컬슨의 ‘전공’인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대항전)이 열리는 해라 더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미컬슨은 3승1무를 보태 통산전적 23승12무16패를 기록 중이다. 이 대회 통산 최다 승점 기록(29점)도 미컬슨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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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 /AFP연합뉴스조던 스피스 /AFP연합뉴스


스피스

세계 1위서 5위까지 급하강

2년만에 메이저 제패 정조준

프레지던츠컵 당시 세계 1위로 한국을 찾았던 스피스는 세계 5위까지 떨어져 있다. 뉴스의 중심에서 멀어지다 보니 그와 관련한 최근 기사는 지난 23일 남동생이 선수로 뛰는 미국대학농구 경기를 보러 갔다는 정도다. 이대로면 브라운대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동생 스티븐이 형의 인기를 추월할지도 모르겠다.

스피스가 올해 아주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1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에 이어 5월 딘&델루카 인비테이셔널도 제패해 PGA 투어 통산 승수를 8승으로 늘렸다. 그러나 메이저를 포함한 큰 대회 우승은 없었다. 메이저 2승 등 5승을 쓸어담았던 2015년의 성과에는 크게 못 미쳤다. 특히 눈앞에 뒀던 타이틀 방어를 마지막 날 12번홀 쿼드러플 보기(7타 만에 홀아웃) 대참사로 날려버린 마스터스의 악몽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 사이 더스틴 존슨이 ‘미국 최강’ 자리를 빼앗았고 제이슨 데이(호주)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은 현상유지에 성공했다.

스피스의 새해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 3승째를 달성하는 것이다. 2015년 4월 마스터스에서 2위 미컬슨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뒤 그해 6월 US 오픈마저 접수했던 스피스다. 스피스는 “관건은 타수로 직결되는 125~175야드 거리의 쇼트 아이언 샷 감각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에는 이 거리에서 아주 견고한 샷이 나왔는데 올해는 웨지와 7~9번 아이언의 날카로움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짧은 파3홀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설명. 실제로 150~175야드 거리에서 타수를 얼마나 줄였는지 보여주는 기록에 따르면 스피스는 지난해 이 부문 34위에서 올해는 101위로 밀려났다. 스피스는 다음달 5~8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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