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검 전방위 압수수색] ‘인사전횡’ 왕실장 겨냥 靑 압박...‘뇌물’ 연결고리 수사도 가속

김기춘·문형표·조윤선 자택 등 10여곳 압수수색

삼성물산 합병 대가 여부·인사청탁 의혹 등 수사

문형표·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오늘 소환조사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장관실로 들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체부 인사전횡’ 의혹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문체부 사무실과 관계자 수명의 자택 등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세종=연합뉴스‘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장관실로 들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체부 인사전횡’ 의혹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문체부 사무실과 관계자 수명의 자택 등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세종=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이 동시 다발적인 압수수색·소환조사로 인사청탁, 제3자 뇌물수수 등의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른바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한가운데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한층 압박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비서실장 자택을 비롯해 문체부 내 ‘문화융성’ 정책 주요 부서인 기획조정실·예술정책국·콘텐츠정책국, 조 장관 집무실 등 10여곳을 26일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 명단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문 이사장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의 자택도 포함됐다. 특검은 이곳에 수사관 등을 보내 업무 기록,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증거확보 차원에서, 문 이사장은 직권남용 혐의에 따라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게 특검 측의 설명이다. 또 특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불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의사결정이 이뤄진 배경은 물론 복지부나 청와대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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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각종 의혹을 한꺼번에 들여다보는 이른바 ‘다(多) 트랙’ 수사에서 우선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김 전 비서실장이 인사 전횡을 했는지 여부다. 김 전 비서실장은 2014년 10월께 당시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1급 실·국장 6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인사 지시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전에 있던 터라 김 전 비서실장이 일부러 문체부에 인사 압력을 가한 게 아닌지 의혹이 일었다. 두 재단 설립에 앞서 주무부처인 문체부를 압박했다는 이른바 ‘길들이기 설’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 같은 혐의에 따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입건돼 현재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또 특검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김 전 비서실장에게 “문체부 고위 간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도록 힘써달라”고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 전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청와대 2인자로 꼽혔다는 점에서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이나 방조했는지 등 직무유기 혐의도 수사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문화예술단체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으로 김 전 비서실장 등을 고발한 데 따라 특검은 그를 비롯한 문체부 관계자를 조만간 불러 사실관계 등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도 특검이 수사에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하고 있는 대목이다. 문 이사장, 김 비서관 등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홍 전 본부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 수사에도 힘을 싣고 있다. 두 회사 간 합병 과정에 대가성이 있는지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특검은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액(204억원)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고 최순실씨 모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의 특혜 지원을 한 대가로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이끌어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들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27일 문 이사장과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을 소환해 조사한다. 또 직권남용·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함께 불러 조사한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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