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중 통상전쟁 기업으로 불똥 튀나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의 불똥이 기업으로 튀는 양상이다. 중국 상하이시는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2억1,000만위안(약 363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합작법인 연 매출의 4%에 달하는 수치로 중국이 미국 기업에 이처럼 무거운 과징금을 매긴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무역보복 주장이 일자 중국 당국이 “특정 국가의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는 시각은 부적절하다”고 밝혔지만 그대로 믿기 힘들다. 그보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악덕시장(Notorious Market) 업체’로 지정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21일 미 무역대표부(USTR)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도 GM을 겨냥한 중국의 조치가 보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잖아도 양국 간 전운은 갈수록 짙어지는 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고 환율정책 등을 문제 삼으면서 중국이 발끈했다. 여기에 시장경제 지위마저 인정하지 않자 1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미국도 사흘 뒤 맞제소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산 밀·옥수수 등의 수입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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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통상마찰 무대가 WTO로 한정됐으면 그나마 나을 뻔했다. 하지만 미국이 통상정책을 총괄할 국가무역위원회(NTC)의 초대 위원장에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를 임명하면서 전선이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와 GM 건은 그 시발점이다. 세계적으로나 한국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사태전개다. 가뜩이나 힘든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주요2개국(G2)의 충돌은 자칫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외교통상 라인을 총가동해 미중 통상전쟁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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