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가계대출 증가로 호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내년에는 대출 문을 걸어 잠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절반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인데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영업에 힘을 빼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겁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연초만 해도 저금리 환경과 해운·조선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밝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 늘면서 4년 반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내려 순이자마진은 줄었지만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양 자체가 많이 늘어난 덕입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10% 이상 증가해, 지난달 말 잔액은 704조6,000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기침체가 올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3차례 정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호실적의 주역인 가계대출이 은행들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가계 전체의 이자부담은 9조원이 늘어납니다.
부실화 우려가 커져 은행들은 내년에 대출 문을 꽁꽁 닫을 태세입니다.
최근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7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에서 은행들은 내년 증가 목표를 올해의 절반인 5%로 낮춰 잡았습니다.
공격적인 영업보다 리스크 관리에 내년도 경영 방점을 둔 겁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벌써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은행권의 대출 몸사리기에 더불어 정부도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내년에는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