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증권가, 12월에도 실적 이례적 상향

153곳 4분기 영업익 전망치 33조로 한달 전보다 1.1%↑...7년만에 올려

"IT주 선전 효과" 분석



증권가의 올 4·4분기 국내 증시 상장사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12월 들어서도 예년과는 달리 줄곧 상향 조정되면서 신년 초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상 12월에는 초기의 낙관적 전망을 접고 보수적으로 평가하는데다 비용 처리 등의 이유로 분기 실적을 11월보다 낮게 평가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사 153곳의 올 4·4분기 영업이익은 총 33조508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1개월 전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7%나 늘었다. 이에 따라 2016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133조2,901억원으로 1개월 전에 비해 0.1% 증가했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실적 쇼크가 심했던 지난해 4·4분기의 기저효과가 작용해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에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매년 1월 초부터 시작되는 프리 어닝시즌 동안 실적에 대한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4·4분기 실적은 판관비 등 각종 비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대를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통상 매년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월 마지막 주까지 평균 1.1% 하향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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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도 실적 상향조정이 이례적으로 이어지는 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주 선전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하드웨어와 조선·화학 등이 실적 눈높이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의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개월 전보다 22.7%, 9.5% 늘었다. 개별 종목 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034220)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52.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환율 상승 속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판매량이 가격 상승과 모바일·서버 관련 수요의 회복에 의해 증가하고 3D 낸드플래시 투자도 늘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역시 패널 가격의 큰 폭 상승과 수요 호조, 디스플레이장비 대규모 수주 증가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과 화학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1개월 전에 비해 3.3%, 2.0% 높아져 눈길을 끈다. 조선업의 경우 연말을 앞두고 신규 수주 소식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화학 역시 산유국들의 석유 감산 결정 속에 유가가 오르면서 제품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전망도 상향되는 모습이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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